"시대 변화와 함께 진주시민 또한 삶의 질이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예술의 일상이다. 특별한 예술인의 삶에만 예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시민의 일상에도 예술이 있다는 것이다."
기억사이문화예술터 회원들이 "서사가 있는 공간, 골목길 사진전"을 열면서 이같이 밝혔다. 회원들이 골목길에서 만난 이미지들을 주제로 하여 사진을 모아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이들은 "골목길은 우리 삶의 서사가 더께로 다져진 장소이며 자신의 서사를 환기하는 공통의 장소이다"라며 "우리가 골목에서 태어나 골목에서 자라고 골목을 나가 일하다 돌아오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골목길에서 만나는 이미지들은 '푸루스트'의 소설 속 마들렌과 홍차처럼 우리의 기억을 소환한다"라고 했다.
마을 공동체 문화와 예술 활동을 지향하는 기억사이문화예술터 회원들은 사진작가 이외에 민속예술, 교육,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모여 예술의 일상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은 "수준 높은 작품으로 내놓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럼 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펼쳐 놓는 것은 우리 삶의 터전이었던 골목길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사진을 매개로 개인의 서사를 넘어선 공동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보고 골목길이라는 장소감과 서사들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 싶은 욕구가 더 컸다"라고 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 입 깨물다가 그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 기억들을 떠올리는데, 이처럼 어떤 냄새를 우연히 맡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 '프루스트 효과'다.
이들은 "우리는 우연한 감각을 통해서 그 감각을 넘어선 것들을 호출할 때가 있다"라며 "특히 예술작품이 그렇다. 예술은 감각을 통해서 감각 넘어 대상의 본질이나 감추어진 의미를 작품의 전면으로 불러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기억사이문화예술터 회원들은 "사진은 작가가 포착한 이미지를 통하여 관람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떤 것을 자극하여 감정과 서사를 눈앞에 소환한다. 그리고 이렇게 소환된 개인의 감정과 서사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공감과 소통의 화제로 전환된다"라고 했다.
사진전은 진주시 남강로 11에 있는 울트라블루 갤러리카페 2층에서 오는 24일부터 1주일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