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성고 학생들이 하늘에 떠 있는 풍선을 추적하고 회수할 수 있는 '인공지능(AI)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AI기술과 드론을 결합한 'AI드론' 개발한 주인공은 2학년 이승주·이현우·정동화 등 3명의 학생이다. 이들 학생은 과학교사 전광윤씨의 지도 아래 약 4개월에 걸쳐 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학생들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과 그에 따른 정부 대응을 다룬 기사들을 접한 뒤 자연스럽게 연구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지금은 오물을 담은 대형 풍선을 날리고 있으나, 남북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경우 내용물이 위험물질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와 문제 의식도 있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생들이 개발한 기술은 AI드론이 실시간으로 풍선을 인식하고, 추적한 뒤 안전하게 회수하는 기술이다. 회수 과정에는 드론에 장착된 미세한 로봇 팔이 역할을 했다.
학생들은 풍선 이미지를 AI에 학습시키기 위해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하고, 실시간 인식을 위해 드론에 라이다(LiDAR) 센서 장착, 회수를 위한 로봇팔 제작 등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어 학교 운동장 상공에서 테스트한 결과, 인식 성공률 89%, 회수율 80% 등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교사 지도 아래 수행한 연구 결과 논문은 '제31회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초록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논문 제목은 '고고도 풍선의 추적 및 회수를 위한 AI기반 드론의 개발'이다.
휴먼테크 논문대상은 영재고와 과학고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회로, 일반고 학생의 논문이 합격한 경우는 드물다.
학교 측은 학생들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 12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운동장 사용 등을 지원했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일부 학생이 과거 헝가리 수학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학 질문을 했을 정도로 호기심과 실행력이 강한 것도 개발 성공의 한 요인이라고 학교 측은 부연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승주 학생은 "풍선을 회수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며 "친구들과 함께 개발한 기술이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우 학생은 "기술 개발을 맡으며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기 교장은 "학생들 연구는 북한의 오물풍선 이슈를 다룬 기사를 접한 뒤 시작됐다"며 "지금은 오물을 담은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지만, 남북 관계가 크게 악화될 경우, 내용물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걱정과 문제의식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점도 있겠으나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책을 찾아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