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국가보훈부에서 수도권 등에 건립하고자 했던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 이른바 제2독립기념관과 관련해 "(서울에는) 가용할 수 있는 토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제2독립기념관이 사실상 앞서 논란이 됐던 '이승만기념관'의 일환이고, 보훈부가 건립 위치를 "수도권 등"으로 밝힌 것도 오 시장이 한때 '이승만기념관' 부지로 검토했던 서울 종로구 송현광장 부지를 염두에 둔 것이란 안팎의 시선에 분명히 선을 그은 것.
박수빈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4)은 20일 서울시의회 327회 시정질문에서 "보훈부가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2독립기념관을 서울시에 유치하려고 한다고 답한 것 같다"며 "항간에는 '이승만기념관'을 지으려 했던 송현공원에 제2독립기념관을 검토 중이란 얘기도 있다. 관련 공문을 받은 것 있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공문 형태로 요청이 온 것은 아직 없다"며 "(보훈부에서) 그 이후 후속조치가 없는 걸로 봐서는 그 의지가 처음만큼 유지되는 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공문은 아니더라도 실무자선에서 보훈부의 의견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다시 물었을 땐, "저는 (의견을) 받은 게 없다"면서 사실상 서울 시내에 건립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검토를 해봤는데 그 분들이 요청한 (서울) 시내, 종로·중구 쪽에 가용할 수 없는 토지도 없다"는 것.
박 의원이 "제2독립기념관은 서울시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을 때도, 오 시장은 "하여튼 제 입장은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참고로 오 시장은 지난 2월 서울시 송현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 검토 입장을 밝혔다가 철회한 바 있다. 그는 지난 8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때는 이승만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의 제안을 심도있게 검토했지만 건립을 반대했던 불교계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시민들과 불교계에도 송구스럽다"고도 했다. 서울시는 송현광장 부지에 '정원형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한편, 보훈부의 제2독립기념관 수도권 건립사업은 국회의 예산심사를 거치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9일 예산소위 등을 거쳐 제2독립기념관 관련 예산을 '독립기념관 운영 및 활성화 사업'으로 항목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제2독립기념관은 천안 독립기념관 부지 내 '광복80주년 기념 특별관'으로 건립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