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원가량의 자사 주식 백지신탁을 피해 사퇴한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을 서울 구로구 시민들이 경찰에 고발했다. (관련 기사 :
재보궐 선거 비용, 혈세인 걸 아실텐데요 https://omn.kr/2ate6 )
'문헌일 백지신탁 거부 사퇴 책임추궁 구로시민행동(아래 구로시민행동)'은 21일, 서울 구로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구청장을 국고 손실, 업무상 배임, 직무 유기, 사기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문헌일 전 구청장은 지난 10월 15일 사퇴했다. 문 전 구청장은 임기 중, 자신이 소유한 '문엔지니어링' 주식 4만 8000주가량의 170억 원대 비상장 주식에 대해 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이해충돌방지'로 해석하자 이에 불복, 행정 소송을 냈다. 하지만 행정 소송 2심에서도 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해석이 맞다고 판단하자 문 전 구청장은 사퇴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퇴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를 믿고 구청장으로 뽑아준 구로구 시민들의 원성은 높아졌다. 한 시민은 "정말, 자신의 돈을 지키려고 사퇴한 거냐"면서 "공직자로서 자세가 되어 있지 않는 사람이 왜 출마해 문제를 키우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의 사퇴로 인해 구로구는 보궐선거비용으로만 27억여 원가량의 재정적 손실이 발생하게 됐다.
결국, 문 전 구청장의 사퇴는 보궐선거에 치를 국고 손실, 업무상 배임, 직무 유기, 사기 등으로 고발되는 처지에 놓였다.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박무영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나섰다. 박 전 행정관은 이날 고발장 제출에 앞서 "이는 정치적 참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인 제공자인 문 전 구청장은 물론 국민의힘에도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아무런 책임도 없이 안일하게 넘어가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했다. 적어도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그러면서 "대체 국민의힘은 이런 사람을 후보자로 어떻게 내세울 수가 있나"며 비판했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문 전 구청장의 안일한 공직 윤리다. 문 전 구청장은 이해충돌방지 사태와 관련, 행정 소송으로 2년여 동안 끌어온 것은 물론, 그로써 공직자에게 부여되는 주식 백지신탁 의무를 다할 생각이 없었다는 점, 이 사실을 구로구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망각했다는 사실에 구로구 유권자들은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문 전 구청장은 구청장 출마 이전, 이미 두 차례나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바 있다. 이에, 이미 170억 원가량의 주식을 보유한 그가 구청장 입후보 당시 백지신탁제도에 대해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그는 "문 전 구청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유권자를 기망, 당선되고 구로구로부터 선거비용보전금 약 2억 원가량도 받았다"면서 "이는 구로구민에 대한 명백한 사기"라고 강조했다.
박 전 행정관은 또 "구로구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구로구 재정 27억 3천만 원의 손실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방법과, 문헌일 사태에 공동으로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방법 역시 고민할 것"이라며 "제2의 문헌일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는 입법부와 함께 노력해 법적 제도적 방지책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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