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이자경님이 쓴 책이다. 작가는 간호학 박사로 결핵 관리 전담 간호사로 근무하며 결핵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마주했고, 현재도 결핵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책을 보며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요즘도 우리나라에 결핵이 있어요?" 하고 말이다. 결핵이 예전에는 많았지만, 지금은 없어진 질병이 아니냐는 인식이 많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이 오랜 기간 1위였다. 하지만 2023년 기준으로 결핵 발생률이 2위, 결핵 사망률이 4위라고 한다. 2024년 기준 전국의 결핵 환자수는 13,175명이라고 한다. 즉, 사라진 질병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질병이다.
결핵은 법적 전염병으로 국가에서 관리하는 질병이다. 결핵이 진단되면 의료진은 24시간 내로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며 결핵 치료비는 국가에서 전액 무료 지원된다.
요즘도 의료 기관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산후 조리원의 직원들은 매년 결핵 검사를 받아야 하고, 잠복기 결핵 검사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즉 결핵이 없어진 질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8세기 후반 전 세계적으로 결핵이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음악가 쇼팽도, 작가 에밀리 브론테 등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결핵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나는 70년대 중후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한 친구가 결핵을 진단 받고 휴학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결핵을 나쁜 병으로 오해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다행히 그 친구는 약을 먹으며 1년 동안 치료받은 후에 완쾌되어 다음 해에 복학하여 나보다 1년 늦게 여고를 졸업했다.
결핵, 오해와 낙인(Stigma)은 이제 그만
A 씨는 우울해졌고 자기 자신을 '균을 옮기는 나쁜 존재'로 느꼈다. 직장 동료 모임에도 나가지 못하면서 소외감과 '외딴섬에 덩그러니 떨어진 느낌'까지 들었다. 직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재채기가 나왔을 때도 곁눈질로 쳐다보며 자리를 피하는 동료들을 보며 자존감이 떨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 p.29 본문 글(자기 낙인 사례)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결핵 환자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결핵 환자는 결핵약을 복용하고 2주만 지나면 전염력이 많이 낮아지기에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 즉 첫 2주 동안 조심하며 지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6개월 이상 결핵약을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정해진 시간에 매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질병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살면서 누구나 아프고 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서로 배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모두의 생각을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려워도 여러 노력이 쌓이면 점점 결핵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결핵 치료비, 정말 무료인가요
결핵은 산정특례 제도에 해당되어 비급여 치료를 제외하고 치료비가 무료라고 한다. 또한 65세 이상은 연 1회 결핵 검진 대상이다. 집 근처 보건소에서 매년 1회 무료 결핵 검진을 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 환자가 전체 결핵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사망자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노인 환자 비중이 높다고 한다.
소아 결핵도 진단과 치료법은 성인과 비슷하다. 6개월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기에 어릴 때 예방 접종을 한다면 예방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소아 결핵 관리가 중요하다. 소아 결핵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 비씨지(BCG) 접종이 있는데 보통 출생 4주 이내, 가능한 한 빨리 예방 접종을 하도록 권고한다. 물론 국가에서 무료로 지원한다.
소아 결핵 환자는 어린이집이나 학교 선생님, 부모님, 가족 등 일상에서 만나는 성인 중 결핵 환자가 있어 전염되는 경우가 많기에 소아는 증상 확인과 여러 검사 진행 외에도 성인 결핵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 접촉력도 확인한다. 접촉자 검진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결핵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결핵 하면 폐결핵만 있는 줄 알았는데, 폐가 아닌 다양한 부위에도 결핵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폐외결핵은 전염성도 없어서 일상생활을 하며 치료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결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필요한 죄책감을 극복하는 것은 결핵을 바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p. 116 본문 글
결핵에 걸리면 치료 과정에서 결핵 상담소가 있는 병원에는 결핵전담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어서 전화 통화도 가능하기에 정확한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결핵을 빨리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결핵 진단받았을 때 가족이나 회사에 숨기지 말고 알려서 함께 배려하고 노력하며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함도 알게 되었다. 환자의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치료과정에 함께할 때 환자의 결핵 치료 결과가 좋다고 한다.
이 책은 결핵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사례를 들어서 쉽게 설명해 준 결핵 설명서다. 누구라도 한 번쯤 읽으면 결핵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어렴풋이 알았던 결핵에 대한 지식을 바르게 알고 나니 결핵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졌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