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도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예산 82억 원 전액 삭감에 반발하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을 일괄 퇴장했다.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대통령비서실·경호처에 대한 심사를 했다"며 "국회의원 특활비는 모두 꼭 필요하다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비서실 특활비는 에누리 없이 전액 삭감했다. 대통령비서실을 아예 멈추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특히, 국회사무처 예산 중 사랑재 증축 예산 약 4억 원, 국회 내 태양광 설비 약 40억 원, 조형물 10개 약 10억 원 등에 대해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 국민의힘 의견은 묵살됐다"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국회를 꽉 채워야 하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결국 2025년도 최종 예산안으로 통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 배 의원은 "예산안이 설사 지금 운영위 전체회의를 넘긴다 해도, 결국 2025년도 최종 예산안으로 통과할 수 없음을 여러분은 너무나 잘 알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예산안의 상정을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회의장을 빠져 나갔고, 야당 의원들은 이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힘 퇴장에 "이렇게 할 거면 그냥 정부 포기하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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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운영위 퇴장… 고민정 “정부 포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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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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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경호처 특활비와 특정업무경비는 대통령과 해외 내빈에 대한 경호 영역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호처 예산 관련 부분들은 대부분 살렸다"며 "이런 이야기는 일절 안 하고,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퍼붓고, 심지어 자당 의원까지도 동의했던 내용을 쓸데없는 예산 사용으로 매도하고, 이게 집권 여당으로서의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일방적으로 국회의원들이 퇴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어제 서로 큰 이견 없이 예산 합의에 이르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경호처가 보여준 모습을 감안한다면 경호처의 특활비라든가, 특경비에 대해 반드시 삭감해 국회 예산 심의권을 보여줘야 함에도, 대통령에 대한 경호 등 현안을 중시해 저희가 크게 양보해 원안을 그대로 인정했다"며 "모든 것을 정쟁으로만 끌고 가려는 국회의원들에게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 역시 "지금은 이 자리를 나가는 게 편할지 모르겠지만, 국민은 '정부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의지가 없는 무책임한 정권'(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할 거면 그냥 정부 포기하라"고 힐난했다.
박찬대 운영위원장도 "11월 말까지 예산안을 확실하게 심사 완료해, 12월 2일 법정기한 내 예산 심사권을 가진 국회가 어떤 권한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았는지 분명하게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야권은 국회, 인권위,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2025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