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플라스틱협약 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코앞에 두고, 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대규모 행진이 펼쳐진다. 그린피스(Greenpeace), 지구의벗(FOEI),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BFFP) 등에 속해 있는 세계의 여러 단체 활동가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한국을 넘어 국제적인 시위가 될 전망이다.
해마다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생산... 지구 위협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세계는 2022년 유엔환경총회 결의를 통해 2024년까지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에 머리를 맞댔고, 오는 25일 마지막 회의를 부산에서 연다.
우루과이 푼타 델에스테, 프랑스 파리, 케냐 나이로비, 캐나다 오타와 등을 거쳐 부산 벡스코에서 일주일간 5차 회의를 개최한 뒤 결론을 낼 예정이다. 현장에는 수천 명에 달하는 170여 개국 정부 대표단, 비정부기구 옵저버 등이 참석한다.
핵심은 전 주기 감축 등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한 실질적 조처가 담긴 협약을 성안할 수 있느냐다. 최대 쟁점인 1차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플라스틱의 원료) 생산량을 놓고 우호국과 비우호국 사이에 간격이 커 아직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이른바 총론에선 합의가 이뤄져도, 각론에서는 이견이 뚜렷하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은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논란에도 해마다 수억만 톤 만들어진다.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해양 플라스틱 오염과 국제 플라스틱협약' 보고서를 보면 1950년대 150만 톤 수준이었던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9년 4억6000만 톤으로 300배 넘게 늘었다. 40년 뒤인 2060년에는 무려 12억 톤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환경단체는 국제사회가 강력한 협약을 만들어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NC-5 이틀 전인 23일 예고한 'STOP, PLASTIC! 1123 부산플라스틱 행진'도 이러한 배경에서 추진된다. 국내외 15개 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와 플라스틱협약부산시민행동은 이날 올림픽공원에서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본집회와 거리 행진에 들어간다.
회의가 진행될 장소를 한 바퀴 돌며 전 세계 시민의 뜻을 전하고, 규제력이 있는 협약을 촉구하겠단 것. 그린피스는 지난 15일 2016년 원전 반대 캠페인 이후 8년 만에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부산항으로 가져왔다. 헤티 기넨 선장은 "지금 기준 생산량을 75% 줄여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와 부산시의 행동을 바라는 의견도 강하다. 21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성명을 낸 부산시민행동은 INC-5 주최국·도시의 적극적 역할을 호소했다. 김추종 자원순환시민센터 대표는 "세계가 한국과 부산을 주목하고 있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강력한 협약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주말 행진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된다. 플뿌리연대 등은 INC-5가 시작되는 당일인 25일 오전 벡스코 2전시장 앞에서 '플라스틱 생산감축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현장에는 녹색연합, 기후위기비상행동뿐만 아니라 BFFP 활동가 등이 각국을 압박하는 발언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