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주요 언론으로 구성된 중앙기자실 풀기자단(중앙기자단)은 21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홍철호 정무수석의 '무례한 질문'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로써 대통령실 3개 기자단 모두 항의 대열에 동참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대상'에 대한 보충 설명을 요청한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의 질문을 가리켜 "무례하다,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고 말해 기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홍 수석은 21일 입장문에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중앙기자단은 입장문에서 "국민을 대신해 질문할 의무가 있는 기자가 대통령에게 한 질문을 정무수석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발언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 출입기자 운영규정에는 '대통령이 출입기자들과 다양한 형식의 회견을 할 경우 기자단은 '자율성'과 '공익성'을 바탕으로 임한다'고 돼 있다"며 "박 기자의 질문은 해당 규정에 부합했다"고 주장했다.
기자단은 "홍 수석은 사후 해당 기자와 출입기자에 사과했다"며 "그럼에도 입장문을 내는 것은 ▲향후 유사 상황의 재발 방지 ▲대통령실의 건강한 언론관 함양 촉구 ▲기자의 사회적 의무 및 역할 고취 차원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태도 시정? 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 준 것"
한편, 대통령실 지역 언론들로 구성된 지역기자단은 지난 19일 홍 수석의 발언이 알려지자 맨 먼저 입장문을 내고 "홍 수석의 사과와 해명,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한 뒤 "지역기자단은 취재나 언론 활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발언에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지역기자단은 "홍 수석은 박 기자의 질문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 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의 역할과 기자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했다"며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지역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규탄했다.
풀취재단과는 별도로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41개 매체로 이뤄진 등록기자단도 21일 홍 수석의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이 "진정성을 엿볼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홍 수석이 박 기자의 질문을 '무례'라고 깎아내린 것은 대통령실의 '무례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며 "언론의 비판 정신을 폄훼하는 대통령실의 언론관을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