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狼島, 여우섬)는 여수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26㎞ 떨어져 있고, 고흥군 영남면 동쪽에 있다. 이 섬의 해안선 길이는 19.5㎞인데, 중생대 백악기의 응회암류가 분포한다.
2020년 2월 말, 여수와 고흥을 잇는 연륙, 연도교인 적금대교, 낭도대교, 둔병대교, 화양조발대교가 함께 개통되어 섬섬 백리길을 열고 있다.
낭도는 섬섬 백리길의 중심 지역이다. 이 섬의 서쪽 해안과 남쪽 해안에 발달한 해식애와 사암, 실트 스톤과 셰일 등의 층리는 푸른 바다와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지난 14일에 여수 백야도 등대테마공원을 탐방하고, 낭도 선착장을 찾아갔다. 유람선을 타고 2시간 30분 동안 사도, 추도, 부도와 장사도를 거치며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절경을 감상할 여정이었다. 사도에서는 유람선에서 내려 공룡 발자국 화석지를 찾아가기로 했다.
승선 명부를 작성하고 유람선에 타서 구명조끼를 입었다. 경치가 좋은 곳마다 잠시 유람선은 머물렀다. 박인수 선장의 해설은 재미있고 유익했다.
바다 위에서 낭도 둘레길을 한눈에 살폈다. 낭도등대를 에둘러 지나갔다. 해안의 절벽에는 주상절리의 지형이 눈에 띄었다. 제주도 해안에 보이는 주상절리는 육각형이 많은데, 이곳 낭도의 주상절리는 사각형이라고 한다.
낭도 둘레길 아래로 평평한 바위 신선대가 있는데 신선들이 이곳의 절경에 취해 하늘에서 내려와 오래도록 머물렀다고 한다. 옆의 천선대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고 한다.
쌍둥이 굴이 멀리서 보이는데, 쌍룡굴이라 부른단다. 깊게 뚫린 굴속으로 밀물이 들어가며, 파도가 절벽을 때리면 큰 소리가 울려 퍼진다고 한다. '용이 울부짖는 소리 같다' 하여 쌍룡굴이라고 부른단다.
사도 선착장에 유람선을 세웠다. 마을의 돌담길을 지나서 공룡 발자국 화석지를 찾아갔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해식 암반 지역에 공룡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 지역 사도(沙島)와 추도는 공룡 발자국 화석지와 마을의 돌담 풍경이 볼거리이다. 사도와 추도는 국가 지정 문화재보호구역이다.
사도 앞에 보이는 추도는 여자만 입구의 외로운 낙도이다. 추도는 아주 작은 섬이어서, 미꾸라지에 비유하여 추도(鰍島)라고 한다. 취나물이 많아 취도(蓀島, 손도)였는데, 발음을 쉽게 하여 추도가 되었다고도 한다. 추도의 공룡 화석지는 공룡 발자국 행렬이 84m에 이르는데, 세계 최대 규모란다.
사도를 중심으로 가깝게 이웃한 7개의 섬이 일 년에 한 번 바닷물이 많이 빠질 때는 말굽 모양으로 연결되는 모세의 기적이 나타난다. 박인수 선장은 올해는 3월 12일(음력 2월 3일) 12시에 바다가 한 시간 반 정도 열렸다고 했다. 이때 이 지역의 일곱 섬이 연결되어 걸어서 건널 수가 있었다.
낭도, 사도와 추도는 초식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다. 초식 공룡은 발자국 화석이 그리 크지 않아 귀엽기까지 하다. 이 바다가 공룡이 살던 중생대에는 육지고, 이 지역이 초식 공룡이 노닐던 터전이었다. 지질 시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빙산이 녹아서 바닷물 수위가 올라가서 현재의 환경이 되었다.
추도에서 유람선은 10분을 항해하여 부도(釜島) 가까이 다가갔다. 이 섬에는 다양한 형태의 해식애, 타포니와 해식 동굴 지형이 발달하여 경관이 우수하다. 부도의 해식 동굴은 규모가 커서 유람선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서, 바닷물의 파도에 함께 출렁거리며 이색적인 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
이 부도 동굴의 해식 절벽에 칼새와 가마우지가 많이 서식한다고 한다. 이곳 부도의 해식 동굴이 겨울에 따뜻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여 겨울 철새의 중간 기착지가 된다고 하였다.
부도에서 사도 방향으로 돌아와서 장사도(長蛇島)에 접근하였다. 이 섬은 옛 이름이 진뎃섬인 기다란 형상의 무인도로서, 문어가 많이 잡히고, 감성돔 낚시도 잘 된단다.
이 섬의 해안가에 노출된 바위가 몽실몽실하게 둥글다. 화산암 바위가 파도와 바람에 풍화되어, 이렇게 복실복실하게 만들어졌다. 이 섬의 어떤 바위들은 구멍이 송송 뚫렸다. 그리고 석회암 지대 동굴의 석순처럼 바위 바닥에서 위로 향하여 자라난 듯 보이는 형상도 많았다. 다양한 형상을 연출하고 있는 기암괴석을 멀리서 바라보니 비현실적인 느낌도 들었다.
어떤 바위는 위쪽에서 아래로 길게 흘러내린 형태를 이루었다. 용암이 흘러내리며 제법 깊은 골을 만들었다. 거북 바위가 보인다. 멀리서 거북 바위가 보였다. 거북이가 이쪽 섬에서 저쪽 섬으로 기어서 건너가는 모습이다.
유람선이 증도가 잘 보이는 위치에 머물렀다. 해안의 암반에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바위 암맥이 있다. 용 꼬리처럼 길게 드리운 용미암(龍美岩)이라며, 박인수 선장이 용의 머리를 찾아보란다.
모두가 용의 머리를 찾고 있는데, 진짜 용머리는 제주도의 용두암(龍頭岩)이라며 훌쩍 바다를 건너뛰었다. 그러면 용의 허리는 이곳에서 제주도까지 바닷속에 걸쳐 있는 셈이다. 한반도에서 제주도를 연결하는 대단하게 큰 용이다. 박인수 선장의 웃음기 머금은 재치 있고 과장된 이야기가 기암괴석의 자연 풍광과 잘 어울렸다.
박인수 선장은 이곳 낭도는 12월이 되면 남쪽에서 시베리아로 날아가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가 된다고 했다. 낭도에서 잠시 머문 철새는 순천만의 갈대밭에서 겨울을 나고 시베리아로 돌아간다고 했다.
낭도항 선착장에 유람선이 도착하였다. 안전조끼를 풀어 놓고 유람선에 내렸다. 낭도 유람선 관광은 푸른 바다, 기암절벽의 절경, 공룡 화석 발자국 화석과 철새들 이야기가 어우러진 특별한 여행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고흥의 팔영산 능가사였다. 분홍색 적금대교를 지나고 팔영대교를 건너서 팔영산 능가사를 찾아간다. 섬섬 백리길에서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동화 속 같은 풍경이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