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최고지휘관인 합동참모의장 후보자가 과거 안보 위기 상황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하고 골프를 친 데 대해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명수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라면서도 당시 비작전부서 근무 중이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해군작전사령관으로 재직 시에도 근무 중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김 후보자가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를 한 일을 질타했다. 김 후보자의 답변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21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및 주식을 총 52차례 거래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된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주식거래를 한 점을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작전 직위에 있지 않다 보니 (국방부 국방운영개혁주친관) 전반적으로 상황을 캐치하는 것이 늦은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해군작전사령관이었던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도 주식거래를 한 내역이 확인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이 점을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5일 당시 김남국 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의 상임위 중 가상자산 거래 행위에 대해 "일반 공무원이라도 근무 중 코인거래를 했다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질타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해 "보직이 직접적으로 미사일 발사 관리하는 직책에 있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군 간부로서 국가적 위기 상황의 처신으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나는 몰랐고, 가족도 학폭이라 생각 못 해"... "합의금이 1800만 원인데?"
김 후보자가 북한의 도발 상황에서 골프를 친 사실도 질타를 받았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북한의 ICBM 발사 상황에서 골프를 친 일을 묻자 김 후보자는 "보좌관에게 물어서 금지사항이 있는지 체크했을 때 제한사항이 없었다고 해서 친 걸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어쨌든 그런 상황이었다면 취소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수차례 있었으나 당시 이를 인지하지 못해 없는 것으로 답변하였다"면서 "모든 것은 저의 불찰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답변을 종합하면, 2012년 4월 교내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당시 세종대왕함 함장이었던 김 후보자는 알지 못했고, 이번에 합참의장 후보자가 되면서 인사검증 과정에서도 이를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청문회 전 관련 질의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가족들도 이 사건을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알려주지 않았다는 게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아이가 학교로) 전입 온 지 2개월에 그런 상황이 발생해서 사과하고 전체가 종결됐고, 아이가 반성문을 썼다고 해서 그게 종결됐다고 생각했다"며 "가족들이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작은 다툼으로 종결된 걸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동민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가해자 6명에게 1인당 300만 원씩 총 1800만 원의 합의금이 피해자에게 지급됐다고 하는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모른다. 가족도 사과는 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줬다고 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기 의원은 "1800만 원이 합의금이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걸로 예상된다"며 "몰랐다고 하는 게 대단히 무책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