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약 45.53㎡(약 13.79평) 규모의 증축 공사가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 설치 공사였다는 사실이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비용이 최소 수백억 원에서 간접 비용까지 고려할 경우 최대 1조 원대까지 추정되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무리하게 시설 공사를 벌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영세 건설업체인 C사는 지난 2022년 8월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 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업체가 용산구청에 관련 시공을 신고한 일자는 같은 해 8월 26일이며, 착공일은 3일 뒤인 29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대표였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에 3차례나 후원한 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얽혀 있는 영세 설계·감리업체인 A사가 설계를 맡은 공사에서 C사는 시공을 맡았다. (
관련 기사 : [단독] '김건희 후원' 연결고리 영세업체, 대통령 관저 공사 2차례 수주 https://omn.kr/29uww)
제주도 제주시에 본점을 둔 C사의 직원 수는 총 5명이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5495만 원에 불과하다. 제주시에 있는 영세업체가 서울 대통령 관저 공사 계약을 따낸 것이다.
D사 대표 "드레스룸과 사우나 공사 진행... 사우나는 6-7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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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쏙쏙뉴스] 대통령 관저 '13평' 증축, 알고보니 드레스룸·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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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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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이 증축 공사를 통해 대통령 관저 2층 공간을 45.53㎡(약 13.79평) 확장하면서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사에 직접 참여한 또 다른 업체인 D사 대표는 "판넬 공사와 금속 공사 일부, 인테리어 공사 일부를 진행했다"며 "드레스룸과 사우나 (설치 공사)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축으로 확장된 규모 가운데) 사우나의 크기는 6~7평(약 19.8~23.1㎡) 정도"라며 "사우나는 원래 (2022년 5월 관저 인테리어 공사 당시) 계획에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증축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축 공사로 늘어난 약 13.79평 면적 중 절반 정도가 사우나이며, 나머지 절반은 드레스룸이라는 얘기다.
이 증축 공사에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5월에는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 [단독] 대통령 관저 공사,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맡았다 https://omn.kr/202u5)
천하람 "또 다른 구중궁궐... 윤석열 대통령, 초심 완전히 잃은 듯"
D사는 최근 감사원에 이와 같은 사항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D사 대표는 "올해 들어 감사원에서 감사를 받았고, (드레스룸·사우나 관련) 얘기를 다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D사 대표는 이 증축 공사와 관련 총 용역비용 공개는 거부했다. 그는 "문제가 되거나, (문제된 업체와) 관계된 것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참여연대가 2022년 10월 제기한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국민감사 청구에 대해 뚜렷한 이유 없이 감사 기간을 7번째 연장해 사실상 감사 포기 선언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관저 증축 의혹에 대해 질의했던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에 자리 잡은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함 아니었나"라며 "국가 안보와 직결되지 않는 사안까지 국민과 국회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거부하며 또 다른 구중궁궐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초심을 완전히 잃은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마이뉴스>는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 내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C사와 대통령실에 각각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