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25일 오후 3시 54분]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자로 지목된 명태균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 뿐 아니라 국힘 경남권 정치인 최소 4명의 전·현직 의원이 총 5026만 5251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가 지역 여론조사를 활용해, 정치인들과 관계를 쌓아온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오마이뉴스>가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정치인은 새누리당 비례대표였던 김성태 전 국회의원으로 명씨가 대표로 있는 미래한국연구소가 그 대상었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 6월 17일, '의정활동 용역비'로 1500만 원을 지출했다. 같은 해 10월 8일에는 똑같은 내역으로 1000만 원을 또 지불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용역을 맡겼는지는 적시되지 않았다. 여기에 '의정활동 문자발송 비용'으로 두 번에 걸쳐 458만 5251원을 미래한국연구소에 지급했다. 총 2958만 5251원을 쓴 셈이다.
국힘 소속 경남권 정치인들, 정치컨설팅·
여론조사에 정치자금 지급
명씨 측은 미래한국연구소만이 아니라 <시사경남> 이름으로 다른 국회의원과 관련을 맺었다. 현재 경남지사인 박완수 전 의원은 2018년 4월 2일 '선거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시사경남>에 660만 원을 지급했다. 명씨는 <시사경남>의 CEO 명함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언론을 창간하며 자체 여론조사 기관을 함께 만든 셈인데, 이 곳은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
역시 명씨가 대표로 있었던 ㈜좋은날(리서치) 이름도 정치자금 사용 내역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16년 4월 5일, 역시 선거운동 준비 비용 및 여론조사 비용으로 660만 원을 지급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또한 2016년도에 '투표 권유 음성 메시지'와 '여론조사비'로 748만 원을 지불했다. 해당 업체 역시 현재 여심위에 등록돼 있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경남을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말할 것도 없고, 강 전 의원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배지를 달았고, 22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윤 의원 역시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만 내리 3선을 한 인물이다. 경남 창원 태생인 김성태 전 비례대표 의원은 서울에서 당협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은 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출마를 노렸으나 컷오프(경선 탈락)에 걸렸다.
윤한홍 "정상적인 여론조사, 명씨와 관련 없어"
명태균 "여론조사 등으로 개인적인 이득 취하지 않았다"
해당 정치인 중 유일한 현역 의원인 윤한홍 의원실은 <오마이뉴스>에 "당시 국회의원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역 내 복수의 업체에 여론조사를 의뢰했으며 그중 한 곳이 (주)좋은날리서치였던 것일 뿐"이라며 "실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그해 1월이었고, 이후 두 번에 나누어 비용을 후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진행을 한 여론조사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정식으로 신고했으며, 지출 내역도 정확하게 확인했다"라며 "의원과 명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보도 이후, 명태균씨는 <오마이뉴스>에 "미공표용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여심위에 업체를 등록할 필요가 없다"라며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본인 통장으로 10원도 받은 게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