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그 안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라는 험난한 과정을 뚫고 유가족‧시민들이 함께 연대‧투쟁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일궈냈고 특별조사위원회가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특조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긴 시간 동안 싸워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함께 한 걸음씩 내딛고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10월 29일을 10일 앞두고 전라북도 지역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년 전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을 기리며 진상규명의 여정을 끝까지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전북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19일 오후 6시 34분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란 주제로 참사 2주기 전주‧전북 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전주를 포함한 전라남‧북도에서 모인 유가족‧시민 150여 명의 참석자들은 지역 내 희생자 10명의 이름을 함께 부르고 흐르는 눈물을 참아가며 '보고싶다'‧'기억할게'를 외치면서 윤석열 정부에 맞서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결의했다.
지역시민사회 대표로 첫 발언에 나선 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시민들에게 "오늘은 유가족들과 함께 마음껏 슬퍼하고 내일은 힘껏 윤 정부와 맞서자"고 주장했다.
문성철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장은 "2년 전 참사의 그날은 유가족들에게 살아온 삶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날"이라 회고하며, "오늘에까지 긴 시간이 흘렀으나 국정조사는 소득 없었으며, 특수본 수사가 진행됐지만 1심 재판이 무죄로 판결났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진상규명‧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 힘들고 어려운 일임을 뼈저리게 겪고 있다"면서, "여전히 희생자들이 왜 목숨을 잃었는지 알고 싶어하는 유가족들은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보였다.
유가족 발언에 나선 정미라 씨(희생자 고 이지현 씨 어머니)도 "2년간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자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건만, 지난 17일 1심 법원은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를 내렸다"고 비판하며 사법부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또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미래와 꿈들을 국가가 짓밟은 그 이유를 찾고 싶었고 시민들과 함께 이태원 참사 특별법‧특조위을 만들어냈다"고 언급하며, "시간이 걸려도 진실은 덮어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들은 그 진실을 쫓아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유가족들과 함께 자리한 송기춘 특조위 위원장은 강력한 수사기구를 원했던 일각의 시선에 대해 "그간 진행된 수사들의 결과는 몇 사람의 처벌을 주장했으나, 법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 실질적인 처벌을 내리지 못했고 조사 과정에서 유가족들이 품었던 의문점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반론했다.
아울러 "지난 2일 유가족들이 낸 첫 진정에서 '왜 희생자들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기까지 이렇게 어려웠나?'라는 첫 질문을 보면서 특조위가 나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느꼈다"면서, "'어서 이 아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유가족들의 소원과 한을 풀어내기 위해 1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오는 26일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2주기 시민추모 행진 및 시민추모대회가, 참사 2주기 당일인 29일 오전에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의원들과 함게 진실과 기억 추모식이 진행된다.
또한 광주·전남 추모행사는 오는 27일 오후 1시 59분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광장에서 진행되며, 같은 날 오전 7시에는 해외 교민들이 함께하는 추모식도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추모문화제 전체실황 영상:
https://youtu.be/Q9G5QA0aR_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