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2일 김건희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JTBC를 통해 명씨와 김건희 여사 사이 텔레그램 내용이 구체적으로 보도된 바 있지만, 그 외 텔레그램 원문이 일부나마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앞서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 사이의 소통을 '사적 대화'로 거리를 두자, 명씨는 검찰 수사 등의 상황에 따라 '공적 대화'를 추가로 공개할 수 있음을 예고한 바 있다(관련 기사: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https://omn.kr/2amts).
또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 출신으로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회계 담당 보좌진이었던 강혜경씨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러 폭로를 내놓은 가운데, 명씨도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명씨는 해당 메시지를 공개하며 "국정감사에서의 위증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된다"라고 적었다.
4월 6일, 김건희 여사로부터 온 텔레그램
명태균씨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텔레그램의 날짜는 '4월 6일'이다. 텔레그램 특성상 대화를 나눈 시점이 올해가 아닐 경우에는 날짜에 연도도 함께 뜬다. 명씨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미리 촬영하거나 갈무리해둔 게 아니라면, 이 대화는 '2024년 4월 6일'에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다.
김건희 여사는 명태균씨와 관련된 본인의 '소문'을 명씨에게 보냈다. 소위 '받은 글'이라는 이름으로 도는 여의도 '지라시'였다. 이 글은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김건희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명태균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가 사주를 보러 창원을 찾아 갈 정도로 국민의힘 고위관계자 사이에 입소문이 난 인물로 확인"된다며, 명씨는 "사주를 보는 '무속인'으로 전향"한 사람이라고 적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태균의 조언 때문이라고 전해진다"라며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에게 점사비를 받지 않으면서 김 여사로부터 더 신뢰를 받았고, 김 여사가 고민이 있을 때마다 명태균에게 전화를 걸어 국사까지 논의한다는 소문이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명씨는 본인이 역술인이 아니라고 여러차례 반복해 강조해왔다. 그러나 강씨는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명씨에 대한 '주술' 관련 의혹에 불을 지폈는데, "(명태균씨가) 꿈자리가 안 좋다고 하니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관련 기사:
'주술사'부터 '서류뭉치'까지... '명태균 게이트' 입 연 제보자).
김건희 여사는 이 메시지를 전달하며 별도의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그러자 명씨는 "아이구 이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다"라며 "그냥저냥 여러 가지 이야기 끝에 '소문이 있음'으로 끝난다. 책임 소재 불분명하게"라고 답장했다. 명씨의 이어진 대답은 화면에 잘려서 노출되지 않았다. 맥락상 진원지가 모호한 지라시에 반응하지 마라는 내용으로 추측된다.
명태균 "비가 오니 다리가 많이 아프다"
명씨는 이어서 본인의 무릎으로 추정되는 엑스레이 사진을 포스팅했다. 해당 사진에는 철심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함께 찍혀 있다. 명씨는 "비가 오니 다리가 더 많이 아프다"라고 짧게 적었다.
명씨는 국회 국정감사에 불출석하며 처음에는 '검찰 수사'를 이유로 들었고, 이후에는 질환으로 인해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출석을 거부했다. 실제 그가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에게 보낸 불출석 이유서에는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과 "양측 슬관절의 내반변형"이 기재됐다.
일각에서는 명씨가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핑계를 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명씨는 이날 올린 사진을 통해 본인이 꾀병을 부리는 게 아님을 강조한 셈이다. 반면, 강혜경씨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이어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출석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