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도면1] 경사진 땅의 주택 사경도. 10여년 전에 설계비 평당 12만원에 그려진 가도면의 일부.
ⓒ 문병석
▲ [도면2] 4년 전 설계비 평단 8만원에 그린 건물 평면도
ⓒ 문병석
모든 건축물에는 대부분 설계를 하는 사람과 설계도를 받아서 시공을 하는 사람, 그리고 건축물의 주인이 있습니다.

① 설계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역할 내지는 세 가지 역할을 한 사람이 하기도 합니다. 내 손으로 집을 짓는다면 우선 두 가지 일을 자신이 하는 것으로 결정이 난 상태지요. 집의 형태가 간단한 주택을 짓는다면 설계도 본인이 해도 되겠지만 주거 공간이 넓어지고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배치를 할 전문가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설계를 맞길 것인가? 집을 지은 경험이 많다면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처음 내 집을 짓는다면 그것도 어려운 문제죠. 요즈음 주택 같은 경우 설계비가 평당 10~15만원 정도하니까 30평 주택을 짓는다면 어림잡아 설계비만 삼사백 들어가는데 그 돈으로 자재를 질 좋은 것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던지 인건비로 사용을 하면 더 절감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께서는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나 설계에 따라서 30평형 주택을 20평 주택처럼 좁게 쓰게도 되고 20평형 주택을 30평형처럼 넓게 쓸 수도 있습니다. 설계비 다 해봐야 한두 평의 공사비일 뿐입니다. 주택을 짓는데 중요한 일들이 한두 가지겠습니까만, 설계는 주택의 생명입니다. 설계가 잘못된 집은 살아있는 집이 못되고 죽어있는 집이 된다는 것이지요.

▲ [도면3-1] 요즈음 시공 중인 총100만원짜리 도면. 이 도면을 복사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현재 진행 중인 도면이므로 이것을 근거로 설명을 할 예정입니다.(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 도면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문병석
▲ 도면3-2
ⓒ 문병석
▲ 도면3-3
ⓒ 문병석

모든 물가가 다 올라가는데 건축사가 그리는 도면 값은 떨어지는 기현상입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죽으라고 아파트만 짓고 있기에 일반 주택공사는 그만큼 줄어들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겠다던 열망으로 건축가의 길을 가겠다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모든 건물의 기본은 우리가 사는 주택인데… 우리나라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② 시공자

주택을 짓고자 하는 분들의 가장 선택이 어려운 부분이 어디다 공사를 맞길 것인가? 입니다. 면허가 있는 회사에 공사를 맞길 경우 부대비용과 부가세가 포함이 되어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지고 실제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자신들의 이윤을 제외하고 다른 시공자에게 넘깁니다. 하청을 주는 것이지요.

통상적으로 주택은 건평이 넓을수록 시공단가가 떨어지는데, 평균 단가는 30평 기준으로 통상적인 자재를 사용할 경우 250만~300만원 선이나 회사에서 시공을 한다면 350만~400만원 선으로 평당 100만원 정도 더 들어가게 되지요.

내 손으로 집을 짓는다면 자신의 인건비 정도가 더 절감이 되겠지요. 내가 집을 짓는 방법을 배워서 자재를 구입해서 손쉬운 부분은 내 손으로 공사를 하고 시공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은 전문가를 사서 맡기는 것도 한 방편입니다.

③ 건축주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건축물을 지을 때 최저 단가가 250만원선인데 그 이하로 집을 짓는다면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일례로 공사를 하다 보면 시공자(즉 업자)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윤적정선 이하로 공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년 전 평당 200만원이 안되는 공사비로 시스템 창호와 바닥 전체를 강화마루로, 10평이 넘는 외부데크, 외부 담장과 대문까지 해야 하는 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인의 끊임없는 요구로 그렇게 공사를 했는데 물론 적자지요.

약값과 주택공사비는 깎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요즈음 주택은 공사개시 10여일만에 상량을 하는데 일을 하는 인부들은 상량날을 기다립니다. 상량 때 나오는 돈으로 술 한잔하는 재미로 말입니다. 그 주택 상량 때 본가, 처가, 엄청 손님들이 많이 오셨더군요. 봉투가 13개 나왔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상량을 마쳤습니다만, 봉투에서 나온 돈은 12만원….

그 뒤로 인부들이 "아 대충대충해요…" 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을 혼자서 찾아내는 것도 힘이 들지요. 비지를 살 돈으로 두부를 살 수가 없지요.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회입니다. 나도 살고 또 다른 사람들도 살아야지요. 여유가 넉넉했다면 내 돈을 보태서라도 지어줘야 만족했을 텐데…. 대기업 지점장이라던 그 건축주 그때 연봉이 8천인가 받았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보다 자신에게 관대하기에 내 손으로 집을 짓는다면 그만큼 쉬어지지요. 시공자에게 공사비를 깎을 분들은 제발 내 손으로 집을 짓기 바랍니다. 그래야 서로가 업을 짓지 않지요.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옵니다. 그저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입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연재는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자재와 공구 그리고 용어해설(건축 용어를 모르면 아무리 설명을 해도 뭔 소린지 모르지요)을 먼저 하고 자재 산출법(자세하게 해야 할지 대충 뽑고 넘어갈지 고민입니다), 시공 계획서 순으로 글 올리고 본 공사에 들어가겠습니다.


태그:#설계, #시공자, #건축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