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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중에는 맛이 있는 물고기가 있고 맛이 없는 물고기도 있으며,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될 고기가 있고 먹으면 죽는 고기가 있다. 복어는 잘못 먹으면 죽는 고기인데도 죽지 않게 잘 요리해서 먹을 줄 아는 사람의 지혜 때문에 수난을 당하는 고기이니까 자신의 독 때문에 제가 죽는 꼴이 된 물고기의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독을 가진 물고기 중에는 복어처럼 먹지 않으면 상관없는 놈도 있지만 등지느러미나 가슴지느러미 또는 아가미뚜껑 끝에 가시가 있어서 찔리면 독액이 들어와 무척 아픈 통증을 일으키는 놈이 있으며 뱀처럼 이빨에 독이 있어서 물리면 중독되어 죽거나 고생하는 독어(毒魚)가 있다.

그중에 낚시인들을 혼나게 하는 놈이 독가시를 가진 놈들이다. 독가시를 가진 놈으로는 민물의 퉁가리나 쏠종개·자가사리, 남해·제주도에서 흔히 보는 독가시치·쏠베감펭·미역치·가시달갱이나 얼룩통구멍 등이 있다. 쏠종개는 등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에 각기 한 개씩의 독가시가 있으며 독가시치는 등지느러미·배지느러미·뒷지느러미에 모두 다 독가시를 갖고 있다. 독가시치에 찔리면 사나흘 이상 고생해야 한다.

얼룩통구멍이라는 놈은 아가미와 등쪽에 하나씩의 독가시를 갖고 있으며 곰치라는 놈은 입에 독선이 있으니 말이 물고기이지 뱀에 가깝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곰치에 물리면 숨을 쉬기가 곤란하고 심하면 쇼크를 일으킨다. 웬만한 쥐 한 마리는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독인데, 신경마비 증세를 부른다. 바다뱀은 민물의 뱀과 똑같은 놈으로, 독이 엄청나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갯장어와 구분하지 못해 그냥 붕장어나 갯장어와 비슷한 놈인 줄로 알고 천연덕스럽게 잡아먹는 이들도 있다.

독가시를 갖고 있는 물고기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독가시를 갖게 된 것이고, 가시의 끝에는 독선(毒腺)이 있어서 찌를 때 상대에게 독액을 주사하게 된다. 말하자면 생존을 위한 무기이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무기이다. 이러한 독을 갖고 있는 물고기는 대략 힘이 별로 없고 순한 편에 속한다.

한편 복어 종류처럼 살이나 내장을 먹으면 죽게 만드는 놈들은 그 자신뿐 아니라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독을 사용하는 것이다. 알에 있는 독 성분이 가장 독한 것은 복어의 알을 다른 물고기나 생물이 먹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종족보존을 위한 엄중한 조치이자 최후의 방어 장치가 알 속의 복어 독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coeo.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독어, #독가시치, #복어, #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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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및 중국 고대사 연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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