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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의 '대운하 보고서' 유출 경위를 수사중인 경찰이 9일 보고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 박근혜 캠프 쪽에도 보고서의 존재가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명박 캠프와 박근혜 캠프는 서로 진실이 드러났다며 상대편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이날 "37쪽짜리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6월 4일) 되기 전인 지난 5월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의원에게 보고서의 존재가 먼저 알려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혼정보회사 대표 김아무개씨가 지난 5월 25일 수자원공사 김아무개 기술본부장에게서 입수한 보고서 복사본을 이튿날 자신이 다니는 행정대학원 방아무개 교수에게 넘겼고, 방 교수는 박 캠프의 유 의원에게 보고서의 존재를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애초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의 요청으로 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보고서 유출과 관련해 이명박 캠프의 정두언 의원은 사실상 박근혜 캠프 유승민 의원을 유출·변조 연루자로 지목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유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정 의원을 향해 그러한 주장에 의원직을 걸라면서 반발한 바 있다.

유승민 "변조·유출 주장 거짓으로 드러나... 정두언, 사과하라"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유승민 의원은 정두언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특정 캠프의 모 의원이 보고서를 입수, 변조해서 언론사에 흘렸다'는 (정 의원의) 주장이 완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정 의원은 본 의원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보고서의 존재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5월 31일,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중 캠프 외곽 자문교수단인 방 교수로부터 보고서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당시 수자원공사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이미 여러 곳에 퍼져 있었고, 본 의원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던 보고서 이야기를 방 교수로부터 다시 확인했던 것"이라며 "현 정권의 통제 하에 있는 수자원공사 등이 야당 예비후보의 공약인 경부운하에 대하여 그런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그 동기가 결코 순수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따라서 5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수자원공사 등 3개 기관이 경부운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야당후보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의심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 등은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훈 대변인도 "경찰 수사결과는 방 교수가 유 의원에게 보고서를 건네준 게 아니라 존재를 알린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라며 "보고서의 변조 유통과 박 캠프측은 무관함이 공식적으로 입증됐다"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경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씨는 언론사와 자문교수 양쪽에 모두 보고서를 건넸는데, 언론사에 보고서를 넘긴 쪽은 유 의원에게 존재를 알린 방 교수가 아닌 결혼정보업체 대표였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언 "박 캠프에 보고서 흘러들어간 게 분명해져...박근혜 사과하라"

정두언 의원도 박근혜 후보와 유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 의원은 "경부운하 보고서 유출경로의 일단이 드러났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도 동 문건(대운하 보고서)이 박 후보 캠프에 흘러들어간 것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유 의원이 '의원직을 걸자'고 난리를 피울 때부터 의아스러웠다"며 "도둑이 제발 저리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 의원은 "이제 사실이 거의 드러난 마당에 유 의원과 박 후보는 진실의 전모를 밝히고 당원과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진실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도 "노무현 정권이 만든 공작보고서를 박근혜 캠프가 건네받아 공유했다는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보고서를 입수하지 않았다는 박 캠프 주장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로 판명났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방 교수에게 전달된 보고서가 유승민 의원에게는 존재만 알려진 채 (보고서는)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정책 브레인이 입수한 일급 정보를 박 후보가 당연히 보고받았을 것이라 유추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추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변인은 "경찰은 사건의 머리와 몸통을 손도 대지 못했다"며 "도대체 누가 왜 정부 산하기관들을 이명박 공격자료 만들기에 동원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그:#대운하보고서, #유출변조, #정두언, #유승민,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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