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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속 안양 중앙성당에서 열린 제12회 농민주일 행사
ⓒ 최병렬
제12회 한국천주교 농민주일을 맞이하여 경기도 안양시 도심에 자리한 중앙성당 마당에서는 천주교수원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와 가톨릭농민회의 공동주최로 기념미사와 함께 수원교구 농민, 지역주민, 천주교 신자들이 함께 하는 축하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15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 안성에서 올라온 농민 200여 명을 비롯해 수원교구 우리농산물 소비자, 안양중앙성당 신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농촌의 현실을 함께 나누며 우리 농촌살리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천주교수원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인 서북원 중앙성당 주임신부(43)는 '살려느냐? 생명을 택하여라'는 주제의 미사 강론에서 "교회는 이 사회의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 지금의 현실에서 가장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는 대상이 바로 농민들이다"고 말했다.

▲ 안양 중앙성당
ⓒ 최병렬
서 신부는 "농민들이 반대를 하고 이유는 간단하다. 한미FTA가 미국의 요구대로 체결되면 우리 농업은 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FTA를 통해 얻는 것들이 많다고 하지만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이고 잃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 언론의 국민 여론 조사시 한미 FTA 조속 추진 찬성이 21.6%, 반대가 65%로 대다수의 국민이 우려하고 반대하는 데도 왜 정부는 사생결단식으로 체결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의 먹거리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서 신부는 "이 FTA가 농업 분야 뿐 아니라 노동, 금융, 공기업, 의료, 방송, 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무차별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농촌살리기운동을 펼치는 것은 단순히 농민들을 도와주는 차원이 아니다. 상호공존으로 살아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는 분명 이 땅의 빛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공허한 메아리로서 구호만 외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성을 지녀야 한다"며 "나자렛 예수님처럼 현장에서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해야 한다. 이것이 21세기의 바람직한 교회상이 아닌가"고 반문했다.

정의구현사제단 및 가톨릭 농민회 수원교구 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는 서북원 신부는 지난 3월 9일,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의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시국미사'에서 "사제는 인간을 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세상의 불의와 싸우고 정의를 소중히 지켜가는 것이 하느님의 백성인 인간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진 농민주일 기념식에서는 농민대표로 송인호(수원교구 카톨릭농회) 회장과 도시생활자 대표로 이세용(수원교구 우리농 생활공동체위원회) 위원장의 '우리농업과 우리쌀 지킴을 위한 도·농 실천결의문' 낭독이 있었다.

또 '도농 협약결연'에는 이상기(중앙성당 신도회) 총회장과 엄순용(안성시 고삼면 친환경농업작목회) 회장, 조현선(안성시 고삼농협) 조합장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생명농업 실천으로 도시생활자의 건강을 책임지며(농민), 도시생활공동체를 조직·계약직거래를 통한 안정적인 이용 실천으로 영농의욕을 고취(도시생활자)하기로 뜻을 모으고 협동과 연대를 통한 '생명공동체'를 위한 결연증서에 각각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

기념식은 풍물놀이와 함께 오리농법으로 지은 찹쌀을 떡판에 올려놓고 떡메를 쳐서 즉석에서 만든 떡을 나누면서 종료되었다. 이어진 잔치마당에서는 농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쌀과 먹을거리로 푸짐한 비빔밥과 막걸리, 안주로 푸짐한 점심을 나누었다.

▲ 성당 담벼락에 부착된 한미FTA반대 플랜카드
ⓒ 최병렬
특히 농민주일 축하 문화공연에서는 안양민예총 김영부 사무국장의 사회로 임영미씨의 대북공연, 노래패 소나무의 노래공연, 임영미·차미정씨의 민요공연, 소리꾼 정유숙씨의 판소리 공연 등을 통해 흥겨운 잔치마당을 펼쳐 도심속 흥겨운 장을 마련했다.

농민들과 중앙성당 신자, 지역주민 등 행사 참석자들은 "모처럼 만에 사람냄새나는 신나고 흥겨운 잔치를 경험했다. 우리쌀과 농촌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고마움을 느낀 시간이었다"며 '내년에도 이렇게 모이실 거죠'란 사회자의 질문에 한목소리로 '네' 하고 답했다.

한편 1994년 6월, 출범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손잡고 환경보전형 지역농업의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도·농 생활실천운동의 모범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생명가치를 중심으로 생활공동체 실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 1995년 추계주교회의에서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설정하여 이 운동을 보다 책임 있게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같은 운동의 일환으로 안양 중앙성당은 지난 6월 6일 천주교 수원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주최로 안성시 고삼면 지역을 방문하여 도시민과 농민 등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리 놓아주기와 모내기 행사' 등을 펼치면서 도·농간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중앙성당, #농촌, #한미FTA, #천주교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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