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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엇이 한국을 움직이는가.

누가 무엇이 2007년 12월 치러지는 대한민국 제 17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의 향배를 결정할 것인가? 이 문제를 진단하기 전에 올 대선의 정치지형을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의 국가가 모두 마찬가지지만, 올 우리 대선의 정치지형 역시 종래 두 세력 간의 대결구도로 압축될 것이다. 이미 대선주자가 결정된 소위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우익 집단과 반 한나라당으로 총칭되는 개혁적 진보세력 간의 세 대결구도가 그것이다.

현재의 정치상황으로 볼 때, 이 같은 기존 정치의 틀이 약간 변형될 소지가 있다. 나는 민주노동당이라는 변수를 들어 이 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2002년 대선 이후 진보개혁세력의 분열에 따라 형성된 새로운 정치지형을 이야기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서민 삶의 불안정이다. 이 불안정은 현재적일 뿐만 아니라 미래적이기도 한다.

국민 중 상당수는 이 같은 삶의 본질, 즉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과연 누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나선 대선 예비주자들 중 이 같은 국민 불안을 100%로 해소해 줄 후보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뭔가 부족하다는 것, 요새말로 국민은 모든 예비후보에게서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이 결과 국민 중 상당수가 이러한 정치성향을 탈피해 다분히 실용주의적 노선에 편승하려 한다. 이러한 국민의 실용주의적 생각이 올 대선 정치지형을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 국민이 관심을 갖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 예비후보 역시 종래 이러한 이념성향에 편승하려 들 공산이 크다. 그것은 대선에서 스스로를 함몰 시키는 매우 위험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현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었지만 이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100년 정당을 표방하며, 소위 열린우리당이라는 신당을 창당하여, 이 신당을 자신의 정치적 기반 즉 집권여당으로 기능하게 했다.

그러나 집권당으로서 열린우리당은 그 동안 실시된 몇 번의 선거에서 참패함으로서 만신창이가 되어버렸고, 그 책임의 일단을 현 노무현 대통령에게 돌리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 급기야 지금은 대통합민주신당(이하 민주신당)이라는 이름을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들이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 일부 시민사회세력을 동참시킴으로서 그 형식은 마치 시민사회세력 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고자 했다. 그들은 본래 반 한나라당 정서를 토대로 하는 모든 정치세력(평화민주개혁세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 주도)의 대통합을 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혼선을 거듭하다가 일단 새천년민주당과의 합당에 성공하나 이내 다시 분화되어 대통합민주신당과 통합민주당으로 분할했고, 대통합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에 성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 결과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었다. 대통합민주신당에는 손학규라는 한나라당 탈당파가 합류했으나 여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처럼 반 한나라당을 기치로 하는 주요 정당은 현재 대통합민주신당(이하 민주신당)과 통합민주당(이하 민주당)이며, 이미 대통합민주신당은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등 무려 9명이 참여하는 에비경선을 치루고 있다. 민주당 역시 조순형 의원을 중심으로 장상씨 등이 참여하는 경선을 치룰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경선 중에 있으며, 이번에도 권영길 후보가 유력하다. 이외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무소속 후보 중 최근 대통령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현실정치에 본격 뛰어든 문국현 예비후보다. 문국현 예비후보의 경우 그 이력의 참신성과 인물됨으로 인해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문국현 예비후보의 경우 상당한 수의 시민단체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시민단체 대부분이 다분히 이념적 성향을 띠고 있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 당연히 실용주의적인 문국현 예비후보 역시 국민으로부터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현재 대선 정치지형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11월이 되면 이 구도는 무너지고, 최종 보수개혁세력대 개혁진보세력의 대결구도를 압축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앞에서 지적한 대로 이 지형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종의 혼돈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혼돈 양상이 올 대선에 어떻게 반영될지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혼돈이 대선정치지형에 반영될 될 경우 보수개혁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올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그 만큼 높아진다. 하지만 이 같은 혼돈양상이 정리되어 압축되면 민주화세력으로 대변되는 개혁진보세력이 여전히 정권을 사수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올 대선의 승패를 가를 힘은 무엇인가? 이는 곧 누가 무엇으로 한국을 주도하는가에 따라 그 향배가 결판날 것이다.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과연 누가 무엇으로 한국을 움직이는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결과 보여주듯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에 대한 높은 국민적 지지율은 지난 10년간 이 땅의 정치주도세력인 민주화 세력 혹은 개혁진보세력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만을 고려하면 올 대선에서는 보수개혁세력이 정치적 득세를 할 가능성, 곧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 역시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이 같은 생각을 갖는 데에는 현실정치를 떠받히고 있는 힘 때문인데, 이 힘이 현재의 한국을 움직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힘은 집권세력으로서 여당의 프리미엄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한국을 움직이는 힘의 실체는 무엇인가? 바로 무려 260여개에 달하는 각종 시민단체(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여성단체연합 등)일 일 것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이 번 대선에서는 이들 단체는 달라지지 않겠지만, 단체 속의 개인은 달라질 것이다.

현재 주요 시민단체의 정치적 성향이 다분히 개혁 진보적이다. 그러나 그 속의 개인은 다분히 친시장주의적이다. 따라서 이들 단체가 설령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보여준 행동처럼 지속적으로 선거개입을 강화하지만, 그 결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정치결사로서의 단체와 단체 속의 개인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다른 선거에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대선의 경우는 다를 것이다. 따라서 친정부적 성향의 각종 시민단체는 이번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하고자 하는 등 일종의 전선을 형성시켜 본격 가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단체 속의 개인의 속내는 단체행동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 중 상당수가 참여정부 국정운영의 사회경제적 성과를 이유로 친시장주의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시민 단체 속 개인의 경우 이 같은 성향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런 현상에 상당히 고무 되어 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높은 것도 바로 이 같은 이탈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실 국민은 언제나 먹고사는 문제에 쫓기다시피 한다. 국민의 판단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군중심리가 사회적 의사결정에 크게 작용하는 이유다. 친정부성향의 각종 시민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겠지만 결코 대선결과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결국 현재 한국을 움직이는 힘은 이념이나 이념을 토대로 형성된 특정 단체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며, 국민 개개인은 한국경제가 친시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이로 인해 올 대선은 역대 여느 대선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당선자와 탈락자 사이에 상당한 득표 차를 보일 것이다.


태그:#한국을 움직이는 힘, #정치지형, #대선, #보수개혁세력, #진보개혁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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