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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위장전입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을 놓고 대통합 민주신당과 청와대와 설전이 오고 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위장전입은 불법으로 공직 임명이나 공직자에게는 부적절한 행위로 간주되어 왔다.

 

한나라당의 경우 지금까지 여러 번 주요 인사에서 위장전입 문제로 청와대의 발목을 잡으면서 도덕성과 공직자윤리를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장상 총리 내정자(현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를 위장전입을 결정적인 요인으로 몰아 국무총리 인사에서 낙마시킨 적이 있다. 

 

이번 이규용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에 대해, 대통합 민주신당의 최재성 공보부 대표는 이날 고위정책조정회의 뒤 브리핑을 갖고 이 장관 내정자의 내정 철회를 요청키로 했다며, 안되면 스스로 자진사퇴해야 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특히, 최 부대표는 "3차례 위장전입했다는 사실에도 청와대가 장관으로 내정한 데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선 대통령께서 '위장전입을 단 한번이라도 했다면 장관 될 수 없다'고 공식 발언하셨는데 내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김형탁 대변인은 이규용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도 위장전입자이고, 이규용 환경부 장관 내정자도 위장전입이라 서로 따질 일 없어 좋겠다”며 한나라당과 청와대를 싸잡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참여정부는 지금까지 농지나 부동산 취득을 위한 위장전입의 경우 부동산 투기목적으로 보아 승진에도 불이익을 적용하고 임용배제 처분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자녀 취학 목적의 위장전입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인사검증 시 중대 결격사유로 보고 있지 않는다"고 신당과 노동당의 비난을 비켜 나갔다.

 

환경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한나라당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최고위원은 말할 것도 없고 대변인이 나서서 '위장전입'을 비난하는 신랄한 논평이나 비평이 나올 만 한데 지금까지 공식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살지도 않았는데 주민등록은 가 있어요. 그것을 보고 위장전입이라고 합니다. 주민등록법 제10조 위반입니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
"그 단어가 너무 심각해서…." -장상 국무총리 후보자
"법에는 위장전입이라고 되어 있고 그것은 동의를 하시든 안 하시든 위장전입입니다." -심 의원

 

2002년 7월 29일 국회 장상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장. 한나라당의 심재철 의원은 장 후보자에게서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받기 위해 질의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장 후보자가 고의가 없었다고 해명하자 심 의원은 "살인을 할 의도와 목적이 없었더라도 결과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살인"이라고까지 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위장전입자'에 대해 꽤 강도 높은 책임을 요구해왔다. 2005년 5월 김원웅 국회 윤리위원장의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자 김성완 부대변인은 "사실이라면 김 의원은 윤리위원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일말의 양심과 염치가 있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놓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라고 논평을 냈다.

 

전여옥 대변인은 그해 3월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고위공직자로서 이 부총리는 스스로 물러나야 옳다. 공직에 봉사하며 절제와 검소한 삶을 산 수많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온전한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 옳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겨레21> 제666호)

 

한나라당의 공식 논평을 기다린다

 

이렇게 강하게 위장전입을 비판했던 심재철 의원도, 전여옥 의원도 안택수 의원도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번만 위반해도 징역 3년인데 5번이나 위반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지칭하면서, 박근혜 의원은 '본선에서 필패할 7가지 이유'로 위장전입을 가장 먼저 내세운 적이 있었다.

 

한나라당의 속앓이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똑같은 '위장전입'이라는 사건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나 판단은 한나라당의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른 당의 위장전입에 대해 '간접살인'이나 '공직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주민등록법 제10조 위반', '공직사퇴'와 같은 강도 높은 주장과 비판을 가했던 한나라당이 이번 환경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이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많은 의구심을 가지면서 한나라당의 위장전입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태그:#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위장전입, #전여옥, #환경부장관, #이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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