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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 이하 KBS노조)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측에 줄서기로 논란을 빚어온 일부 간부에 대해 징계를 강력 촉구하는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일부 간부에 대한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차갑진 시청자센터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차갑진 시청자센터장은 지난달 21일 이명박 후보 TV토론회에 얼굴을 드러내 KBS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PD저널>은 당시 차 시청자센터장이 토론회 스튜디오에 나타나 이명박 후보 캠프측 인사들과 토론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 후보측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부적절한 처신을 고발했다. <PD저널>에 따르면 차 시청자센터장은 이 후보가 생방송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 이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하세요"라는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KBS노조 성명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생방송을 위해 다시 KBS를 찾았을 때 해당 인사는 또 다시 스튜디오에 나타났다"며 "해당 인사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하세요'라는 조언까지 해 주는 성의(?)를 아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KBS노조는 ▲9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방송연설 녹화 현장에 나타난 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KBS를 찾은 5일 이 후보 옆에 있는 모습이 타 방송사 뉴스 카메라에 잡힌 점 ▲7일 이 후보의 연설 녹화장 주변에 서성이는 모습 등을 부적절한 대표 사례로 꼽았다.

 

KBS노조는 "권력 교체기 정치권에 줄 대려는 모든 인사들에게 KBS를 떠날 것을 정중하게 충고한다"며 "그것이 진정 KBS를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KBS노조는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는 개인의 돌출적인 행동이 자칫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허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더욱이 해당 인사와 같은 방식으로 개인적인 친분이나 우연을 가장해 적지 않은 KBS 내부 인사들이 유력 후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줄을 대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일벌백계 차원의 책임을 묻는 절차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KBS노조는 "KBS가 특정 정파의 이익에 치우치는 것으로 비춰질 때 자칫 공영방송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KBS는 정치적으로 독립할 때만 진정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차 센터장은 노동조합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를 위한 충정과 우연이 겹쳤던 결과"라며 "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노력이 전체 회사 차원에서 계속되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차 센터장은 "대선이라는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을 시인하고 "앞으로 처신에 조심하겠다"는 사과 입장을 보였다고 노동조합은 성명에서 밝혔다. 
 
다음은 KBS노동조합 성명서 전문이다.

 

정치권에 줄 대려는 자(者) KBS를 떠나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최근 권력교체기를 틈타 KBS경영진 가운데 모 인사가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태를 보인 데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일벌백계 차원의 징계를 강력 촉구한다.

 

해당 인사는 지난 9월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방송연설 녹화를 위해 KBS를 처음 찾았을 때 제작진의 일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녹화 현장에 나타났다. 녹화가 끝난 뒤에는 차량이 주차된 본관 앞까지 나가 한나라당 후보를 배웅하는 친절함(?)을 보였다. 그리고 두 달 뒤… 한나라당 후보가 생방송을 위해 다시 KBS를 찾았을 때 해당 인사는 또 다시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당시 제작진은 생방송이라는 특성과 대규모 시민패널이 참가해 혼잡이 우려된다는 판단 아래, 스튜디오 안에는 별도로 마련한 출입증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해당 인사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인사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하십시오"라는 조언까지 해 주는 성의(?)를 아끼지 않았다. 한나라당 후보가 KBS를 찾은 지난 5일에는 해당 인사가 한나라당 후보 옆에 있는 모습이 타 방송사 뉴스 카메라에 잡혔고 7일에도 해당 인사가 한나라당 후보의 연설 녹화장 주변에 서성이는 모습이 조합원들의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해당 인사는 "회사를 위한 충정과 우연이 겹쳤던 결과"라며 "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노력이 전체 회사 차원에서 계속되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기 위함"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도 "대선이라는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을 시인하고 "앞으로 처신에 조심 하겠다"는 사과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정도를 벗어난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해당 인사 스스로 밝혔듯이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는 개인의 돌출적인 행동이 자칫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허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인사와 같은 방식으로 개인적인 친분이나 우연을 가장해 적지 않은 KBS 내부 인사들이 유력후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줄을 대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일벌백계 차원의 책임을 묻는 절차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상정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편파와 공정성 시비가 가져다 준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KBS가 특정 정파의 이익에 치우치는 것으로 비춰질 때 자칫 공영방송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KBS는 정치적으로 독립할 때만 진정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에 노동조합은 권력교체기 정치권에 줄 대려는 모든 인사들에게 KBS를 떠날 것을 정중하게 충고한다. 그것이 진정 KBS를 위하는 길이다.
 
2007. 12. 10.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 PD저널 >(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KBS, #KBS노조, #이명박, #줄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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