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하면 아직 첩첩오지 마을,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 그리고 유기와 송이로 유명하며 정자가 많은 곳으로 알고 있다. 또 춘양목의 산지로 이름 높은 곳인데, 춘양목은 한옥을 짓는데 으뜸가는 목재로 꼽히는데 이러한 목재로 충재 권벌 선생이 은거하며 도학 연구에 몰두한 청암정이나 기암 괴석과 노송이 절경을 이루며 풍수적으로도 유명한 석천정사가 춘양목으로 지었다고 한다. 춘양목은 흔히 색깔 때문에 적송이라 하는데 집산지가 봉화 춘양이라 지명을 따서 춘양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봉화에서 유래한 말 중에 한 가지는 “억지로 춘양까지 철길을 놓으려 들면 반란이 일어난다고 하여 간혹 사용하는 억지 춘양”이란 말이 나왔다 하니 지명 및 유행어가 탄생된 것이다. 봉화를 가는 방법은 영주에서 안동에서 울진에서 영양에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다 주변지역들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경북에서도 아직은 교통편이 그다지 좋지 않아 많은 유적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찾아지지 않는 곳이다.

이색적인 정자 한수정

 봉화의 많은 정자 중 한수정(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47호)을 찾았다. 찬물과 같이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정자라 하여 '한수정'이라 이름지었다 한다. 조선 선조 41년(1608) 동촌마을에 세워진 정자로 1992년 신축된 건물이다.

 원래 이 자리에는 충재 권벌 선생이 세운 거연헌이라는 건물이 있었는데 없어지자 그의 손자인 권래가 이 정자를 세웠다. 건물은 T자형 평면으로 앞면 3칸ㆍ옆면 2칸의 규모에 팔작지붕 건물과 바닥을 한단 높여 온돌 2칸과 사방에 마루를 둔 건물이 붙어있다.

남화사 옛터를 지키는 서동리 삼층석탑

 한수정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서동리삼층석탑(보물 52호)은 춘양고등학교 내에 있으며 동ㆍ서로 마주 서 있는 2기의 쌍탑이다.

 이 곳은 신라의 옛 사찰인 남화사(南華寺)의 옛터로 알려져 있는데, 신라 문무왕 16년(675)에 원효대사가 여기서 서북쪽으로 6㎞ 정도 떨어진 곳에 현재의 각화사를 창건하면서 이 절은 폐사되었다고 한다.

 이중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으로 두 탑 모두 같은 양식이다. 기단은 아래ㆍ위층 모두 4면의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한 돌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층으로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어 뚜렷한 체감율을 보인다. 각 층의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을 새겨 두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지붕돌은 밑면에 4단씩의 받침을 두었으며, 네 귀퉁이에서 살짝 들려 있다.

1962년 10월에 해체ㆍ복원하였는데, 이 때 서탑에서는 사리함을 넣었던 공간이 발견되었고 동탑에서는 사리병과 함께 99개의 작은 토탑(土塔)이 발견되었다. 현재 이 토탑은 국립경주박물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석탑의 한 켵에는 불상 한 구가 있다. 얼굴은 후대에 보수한 것이고 결가부좌한 채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으며 마치 휴식을 취하는 듯 편안해 보인다. 뒷 모습을 보면 옷 주름 표현 등 조각 수법을 엿볼 수 있다. 

 대좌 위에 앉아 계시나 대좌가 제짝인지는 알 수 없다. 추운 겨울 제대로 된 추위를 매서운 바람과 함께 맛 보고 온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