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 동네 국수집

 

우체국 옆 우리 동네 국수집은

엄동설한에도 햇빛 따뜻하게 비친다

나는 가끔 비빔국수를 먹으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가족들 모여 콩국수를 해먹던 고향집 마루를 생각 한다

 

버스를 탈 때마다 지나가는 국수집

가끔 고향의 동창생을 국수집 앞에서 만나기도 한다

근처엔 이발소, 미용실, 순대국집, 자전거포, 막창구이집

국민은행도 있고 젊은 의사가 진료를 하는 프라임 치과도 있다

 

사시사철 온갖 서비스를 다하는 동네 사거리

문구점, 서점, 약국, 양품점, 솔드아웃수퍼, 황금동태탕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거리를 대표하여 파출소가 늘 인사를 한다

노점에서 도토리묵 한 판을 사가지고 와 건네면 아내는 맛있게 묵밥을 만들어 준다 

-최일화

시작노트

청년시절에 고향을 떠나 줄곧 도회지에 살아왔다. 그래도 늘 고향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다. 그 들녘, 그 들길, 나무 한 그루 들꽃 하나하나 항상 마음에 품고 살고 있다. 날로 그 모습을 잃어가는 고향산천, 하지만 어떻게 내가 낳고 자란 고향을 한시라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한편 지금 살고 있는 동네도 점점 정이 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고가는 거리, 이것저것 없는 것 없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이 골목 저 골목, 이 거리 저 거리가 정답기도 하다. 정들면 타향도 고향이라는 말이 맞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최일화 기자는 시인이며 수필가다. 
현재 인천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시집에 <우리사랑이 성숙하는 날까지>(1985)  <어머니>(1998) 
에세이집에 <태양의 계절>(2005)이 있다. 


태그:#동네, #국수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본인의 시, 수필, 칼럼, 교육계 이슈 등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쉽고 재미있는 시 함께 읽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