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등 재산형성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는 27일 "새 정부 출범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하게 됐다"며 사퇴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박은경 후보나는 자신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환경부 장관 후보직 사퇴 성명서본인은 환경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그러나 지난 10일 간 본인의 부동산 소유에 대한 언론보도가 정확하지 않았고, 사실이 크게 왜곡되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바로 잡으려고 합니다.
1. 본인은 1983년에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토지를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았습니다. 15년 정도 소유하다가 1998년에 이 토지를 팔게 되었고, 중개인의 소개로 1999년 4월 김포군 양촌리에 있는 토지를 매입하였습니다. 당시 농지 및 토지거래 관련 법이 완화되어 외지인도 농지를 매입할 수 있었습니다. 매입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 그 농지는 지속적으로 생산활동을 위해 활용되어 왔습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비로소 그 매입이 농지법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농지법에서 말하는 “농업경영”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는 농촌공사에 위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되었습니다. 이 규정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2008년 2월 25일 한국농촌공사에 위탁경영을 신청하였습니다.
2. 평창군에 있는 아파트 25평은 겨울스포츠를 좋아하는 남편이 자주 찾게 되는 용평 리조트 근처에 숙소로 마련한 곳입니다. 2002년에 9천만 원에 매입하였으며, 현시점에도 시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광화문의 「경희궁의 아침」오피스텔은 제가 <환경과 문화 연구소> 활동을 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저는 또 이 공간을 주변에 아는 사회 운동가와 환경 운동가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는 공간으로 개방하기도 합니다. 저희가 현재 살고 있는 평창동 집은 부모님 때부터 지난 30년 이상 살아온 집입니다.
4. 배우자의 제주도 토지거래는 1987년에 남편과 지인들이 노후에 같이 생활하기 위해서 공동으로 구입하였으나, 공동 명의인 한 분이 사망하고 계획 추진이 어렵게 되어 2002년에 매각하게 되었습니다. 통합민주당의 김모 의원이 어제 주장한 본인과 배우자가 지난 9년 간 45건의 부동산을 매매했다는 것은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주도는 한 건의 매매임에도 불구하고 각 필지별, 매수조합원(11명) 개인 별로 계산하여 34 건의 거래로 발표한 것입니다.
이번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후 그동안 저 자신이 참으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들과 마치 동료 시민운동가들과 대화하듯이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이 앞뒤 의미 전달 없이 왜곡 보도되는 언론의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의 미숙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아직 공직생활에 익숙하지 못하여 불필요한 발언을 한 점을 인정합니다.
저는 1981년에 박사 학위를 마치고 평생 시민운동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국내 환경운동과 여성단체에 참여하며 여러 단체의 이사와 대표를 하면서 봉사활동을 해 왔습니다. 또한 UN 환경 활동과 기타 국제회의에서 국가 대표로 다니며 일 년에 열 차례 이상 외국으로 뛰어다니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본인은 김포군 양촌리에 있는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한 이외에는 부동산 거래에서 법을 어긴 일이 없습니다. 지난 30년 간 본인과 남편이 매입해서 매각한 토지는 제주도 토지 단 한 건 뿐이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 한 건 매각한 토지는 부친으로부터 증여 받은 것이며, 나머지의 부동산은 모두 현재 보유 중입니다. 이러한 제가 부도덕한 부동산 투기꾼으로 매도당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인의 거취 문제가 새 정부의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장관후보직을 사퇴하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총리 인준과 여러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조속히 마무리 되어 새 정부가 산적한 국정 과제를 원활히 수행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그 동안 본인의 부덕과 무지의 소치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립니다.
2008. 2. 27 환경부 장관 후보자 박 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