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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겨울새>의 강여사가 이번 주에 퇴장하자 그에 아쉬운 듯 강여사에 버금가는 '포스'를 지닌 두 명의 시어머니들이 몰려왔다. 이 두 명의 여성은 각기 다른 양상으로 강여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웃으며 압박하기의 달인, 고은아!

 

물론 강여사와 두 명의 여성 모두 캐릭터가 다르다. 하지만 악덕함과 교활함, 속물근성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 그중에서 조금 더 색다른 진일보한 모습을 갖춘 고은아(장미희). 그녀는 <엄마가 뿔났다>에서 새로운 포스를 보여주며 또 다른 악덕 시어머니의 표상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또한 그녀의 특징은 바로 강여사와의 절대적인 차별화에 있다. 우선 강여사처럼 우악스럽고, 이중적인 태도와 간교한 잔꾀는 그녀에겐 없다. 오히려 고은아는 그런 강여사를 보면 이런 말을 내뱉을지도 모른다.

 

"교양이라곤 없군요. 이러면 곤란하죠!. 나와 당신을 같은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그렇다. 고은아 그녀는 어려서부터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온 교양과 지성, 부를 겸비한 여성이었던 것이다. 즉, 태생부터 자라온 환경까지 강여사와는 급이 다른 존재였다. 그런 교양을 지닌 고은아는 낭랑하면서도 우아한 목소리로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미세스 문'이라는 칭호를 하사했다.

 

즉, 보통 재벌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부를 때 '아줌마'라는 칭호를 사용하는데, 워낙 기품이 넘치는 고은아는 그러한 칭호를 저급하다고 생각한다. 이뿐이 아니다. 자신의 입으로 아들에게 인생의 옥의 티는 남편뿐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완벽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꿈꾼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소녀적인 취향과 우아함, 교양미를 보여주려고 주력한다. 특히 행복을 부자가 다 함께 식탁에 앉아서 아침을 시작하는 것으로 정의를 내어버린 그녀.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표출되고 싶어하는 자신의 이상향일 뿐 속내는 강여사보다도 무섭다.

 

특히 그녀는 자상한 남편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려 하고, 늘 자신의 집안이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남편이 있었음을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남편에게 틈틈이 인식시켜주면서 마음대로 행동한다.

 

물론 이 또한 겉으로는 자상한 남편의 모습으로 둔갑시키고 자신은 '여자라서 행복해요'라고 외친다. 거기에 착한 아들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이상향이다. 하지만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유일한 존재인 앵무새의 말대답에도 그녀는 교양을 잃지 않으면서도 응징을 가한다.

 

"시끄러" 그리고는 "쫒겨나고 싶니?"라고 경고하고 그래도 안 되면 보자기를 씌워버리는 그야말로 은근슬쩍 동물학대를 한다. 즉, 이처럼 교양과 우아함을 기본 베이스로 두되, 상대는 가혹하고 철저하게 응징한다. 이 부분은 착한 아들을 꼬여내 대역죄를 진 영미(이유리)에게 그대로 적용한다.

 

며느리감으로 온 영미에게 그녀는 웃으면서 첫 대면에서부터 영미를 압도해버린다. 영미가 고은아의 아들 정현이 재벌 2세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화가 나자 가방으로 그를 강타했고, 고은아는 그것을 목격한다. 그러고는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편견에 가득 찬 교양 없는 엄마가 되기 싫어 교양스러운 말투로 그녀를 압박한다.

 

"지금 내가 본 것이 정말이라면 엄마로서 그리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네요."

 

그리고 연이어 강펀치를 날린다. 영미의 비싼 옷을 보며 "분수에 안 맞는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라고 말한 뒤 "다른 상대를 만나 볼 생각은 없나요?"라고 말한다. 웃으면서 사람 염장 지르는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는 고은아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기술도 만만치 않다. 영미를 하대한 태도를 남편이 지적하자 그녀는 교묘하게 자신의 태도를 합리화시켜버린다.

 

"선 회장 댁에서는 아들이 골라온 여자 앉혀 놓고 어디다 감히 머릴 들이미느냐고 물잔 뒤집어 씌웠대요."

 

즉, 고은아의 포스는 강여사의 것과 철저하게 다르면서도 더 강하다면 강하다. 강여사가 며느리를 압박하는 데에는 뻔뻔스러움, 이중적인 태도 등의 다양한 기술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볼 때 생떼를 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일말의 반박할 수 있는 틈이 있었다. 그러나 고은아는 그렇지 않다.

 

자신의 태도를 보기 좋게 합리화시켜 버리고, 원천봉쇄를 하듯 압박의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빈틈을 노려보기가 힘들고, 거기에 교양과 우아함을 가졌기에 더욱더 함부로 대들 수도 없다.

 

다분히 신경질적인 그녀, 이세영

 

<행복합니다>의 이세영(이휘향) 역시 고은아와 같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세영 역시 강여사와 고은아와는 차별화를 이루었다. 강여사처럼 뻔뻔스럽지는 않고, 고은아처럼 우아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물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추구하며, 고은아보다도 회사 일에 적극적이며, 사회적으로도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외적 이미지를 구축한다.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교양과 우아함을 기본 베이스로 잡고 있지 않다. 대신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특히 그녀는 자식들의 결혼문제에서만큼은 강여사처럼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홍콩에서 디너파티를 통해서 두 딸을 명문가 집안에 시집을 보내기 위해서 드레스로 치장시키고,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한다.

 

또한 그 전에 이미 자신의 아들을 정략결혼을 시키며, 자신이 내세우기에 손색이 없는 집안의 여성을 며느리로 골랐다.

 

그래서인지 며느리 하경(최지나)과 고부 간의 갈등이 없고, 오히려 딸처럼 함께 마사지 숍에 가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두 딸이었다. 두 딸 박서윤(김효진)과 박에다(이은성)가 각각 다른 상대와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 행복한 성안에 사는 여왕이라 생각했던 이세영에게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물론 아직 방송 초반이어서 그녀가 딸의 결혼을 막기 위해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미 그녀가 자신의 두 딸을 명문가 집안으로 시집을 보내겠다고 작정한 모습이 전파를 타서 앞으로의 변화가 궁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방송 초반에 그녀가 어떠한 인물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우선 그녀는 다분히 신경질적이다. 교양과 우아함을 기본 베이스로 두는 고은아와 달리 몸으로 신경질을 분출시킨다.

 

딸 서윤이 자신이 골라주는 드레스를 입지 않으려 하거나 선약속을 어기거나 할 때 급격한 분노를 표출하며 신경질을 낸다. 이러한 신경질이 종국에 극한에 달했을 때는 분명 강여사를 능가하는 포스를 선보일 듯 보인다.

 

또한 고은아처럼 재벌 총수의 아내이지만 그녀처럼 웃으면서 사람의 염장을 지르기보다는 본인 스스로 분노에 치밀어 상대에게 폭언을 하거나 신경질을 내는 스타일이다.

 

이 두 사람의 새로운 등장으로 그동안 강여사의 포스가 다시 한 번 안방극장에서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왜 재벌집 여자들은 하나같이 원만한 성격과 깊은 내면을 지닌 사람이 없을까'싶기도 하지만 그대로 드라마의 감초 역할로 재미를 주는데 일조한다는 점에서는 누구도 그녀들을 비난할 수는 없을 듯싶다.


태그:#드라마 , #엄마가뿔났다,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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