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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권리 회복시키겠다"-"일하는 국회 만들겠다"-"20대 대변하는 국회의원"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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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욕이냐, 수성이냐?"

 

18대 총선 서울 노원을 지역구 분위기는 위의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자타가 인정하는 '환경전문가'이며 개혁성향의 의정 활동을 보여온 통합민주당의 우원식(현 의원) 후보와 4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행정전문가' 한나라당 권영진 후보가 이 지역에서 17대에 이어 재대결을 벌이고 있다.

 

우원식 후보는 "지역·의정 활동 모두를 열심히 했다고 인정해주신다, 주민들에게 보낸 40통의 의정편지(보고서) 역시 좋게 평가받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선 뒤지지만 의원적합도를 물으면 내가 한나라당 후보보다 2배는 높게 나온다"며 '수성'을 다짐했다.

 

지난 4년간 와신상담하며 '설욕'을 기다려온 권영진 후보의 총선승리 의지 역시 뜨겁다. 그는 "이제는 일한 것을 가지고 평가받고 심판받아야 한다, 싸움하지 않고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 주민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해내는 사람 권영진'이라 적힌 어깨띠를 다시 한번 고쳐 맸다.

 

피말리는 승부 "2000표를 잡아라"

 

지난 17대 총선에서 우 후보와 권 후보의 표 차이는 2043표(1.9%). 그야말로 얇은 얼음장 위를 걷는 듯한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이번에도 양상은 비슷하다. 동아일보와 MBC가 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원식 후보는 33.8%, 한나라당 권영진 후보는 33.0%(코리아리서치센터 조사, 조사대상 성인남녀 500명, 95% 신뢰수준에 오차한계 ±4.4%P)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30%를 넘는 두 후보의 지지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젊은 후보의 패기를 호평하고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을 꾸준히 만나면서 우리 당의 정책을 알려가고 있다"는 민주노동당 조현실 후보의 선전도 노원을의 총선열기를 뜨겁게 하는 한 요인이다.

 

국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조 후보는 올해 28세. "귀족정치와 정책에 실망하고 있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하겠다"는 그는 한자리 수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거 참모들과 함께 낮밤 없이 회의를 지속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비가 흩뿌릴 듯한 흐린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던 30일. 노원을 지역구에서 세 후보를 만났다. 각기 다른 이유로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통합민주당 우원식] "강남-강북의 지역 불균형 해소하겠다"

 

우원식 후보는 휴일을 맞아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호산나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17년째 이 교회를 다니고 있는 우 후보는 예배를 마친 후 오랫동안 알아온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부탁하고 있었다. 오후 12시 20분쯤 교회 앞에서 만난 그에게 단도직입 물었다.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은 뭔가?"

 

그는 "강남과 강북의 불균형을 해소해 부당한 기득권이 지속되는 것을 막아야한다"며 서울시에 납부된 재산세를 서울시 전체가 나눠쓰는 재산세 100% 공동과세법을 주요공약으로 설명했다. 은행4거리에서 끊긴 경전철을 순환선으로 만들겠다는 것도 지역을 위한 우 호보의 약속. 

 

"이번 선거는 민주개혁진영이 새로운 신임을 받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가늠하는 것"인 동시에 "서민생활 문제를 해결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말한 우 후보는 "정당 지지도에선 밀리지만,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온 탓인지 의원적합도 조사에선 2배 가량 앞서있다"며 다소 밀리고 있는 여론조사 지지율에 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노원구 은행4거리 지역이 학원밀집 지역임을 감안한 듯 "대통령직인수위와 현 정부의 영어몰입교육 발언 등이 나오면서 영어사교육 학원이 급증하고, 수강료도 대폭 오르고 있다"며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발상"이라며 이명박정부의 실정을 정면에서 비판하기도 했다.

 

우 후보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역 주민 오승주(37)씨는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지난 4년간 열심히 일해온 우원식 후보를 지지한다"며 "이번에도 그를 선택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권영진] "주민들의 지역 발전 열망 실현하겠다"

 

같은날 오후 1시, 노원구의 한 뷔페식당을 찾은 권영진 후보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정체된 노원구의 지금 상황이 지역발전 열망을 부르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한 권 후보는 "국회의원이 된다면 서울시 부시장으로 재직할 때 이곳을 위해 노력한 것 이상으로 노원 발전을 위해 땀 흘리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노원구를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특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답게 "창동 차량기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상업단지를 조성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이 어우러지는 복지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것 역시 권 후보의 다짐.

 

"이제는 일한 것을 가지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권 후보는 논란이 된 영어몰입교육에 대해서도 "학원에 빼앗긴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와 영어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였는데, 오해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의원적합도 면에서 내가 낫다"고 말한 우 후보를 겨냥한 듯 "(우원식 후보와 나) 두 사람 모두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내 지지율이 2배는 높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조현근(42)씨는 "(권영진 후보가) 지역과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을 주민들이 알게 된다면 (권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에서도 교육문제와 지역발전을 고민해온 사람"으로 권 후보를 높이 평가했다.         

 

[민주노동당 조현실] "이제는 썩은 물을 퍼내고 젊고 새로운 정치로 가야"

 

"현실에 반하라! 당신의 행복을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번 18대 총선에 나선 민주노동당 조현실 후보. 출마 후보간 토론회 준비로 상계동 사무실에 머물던 조 후보는 "젊은 후보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해주시는 유권자들이 고맙다"는 인사말부터 전했다.

 

20대 여성 후보인 그는 "이 지역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30~40대 젊은 부부들이 상당수 있다. 현실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그들이 젊은 후보인 내게 주문하는 것이 많다"며 그들을 위해 "새로운 정치를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태라서 대기오염이 심하다고 지적한 조 후보는 "불암산과 수락산, 중랑천과 당현천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환경도시로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노원을 아이들이 살기 좋은 생태환경지역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서민의 생활개선과는 거리가 먼 기존정치권의 귀족정책이 아닌 민생정책으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조 후보.

 

그의 정치적 희망을 지지한다는 조규선(43)씨는 "젊고, 당차고, 꿈이 큰 사람"이라고 조현실 후보를 평가하며 "일을 하고자 하는 패기가 있는 사람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말로 조 후보를 격려했다.


태그:#격전지, #우원식, #조현실, #권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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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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