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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해 40만마리가 넘는 소들이 광우병(BSE)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국내에서 광우병이 발병할 경우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vCJD)이 발생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7일 <경향신문>은 서울대가 작성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제출한 정책용역보고서 '쇠고기 특정위험부위 관리 및 도축검사 선진화 방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광우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고위험 우군(牛群)'에 포함되는 소를 연간 44만6000마리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우군에는 △중추신경 이상 증상으로 도축이 금지된 소 △다 죽어가거나 죽은 소 △다치거나 수척한 소 △원인 불명의 증상으로 농장에서 죽은 소 △걷지 못하거나 안락사된 소 △운동실조증이나 심각한 우울증으로 죽은 소 등이 포함돼 있다.

 

"인간 광우병 발생 가능성,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 가운데 원인 불명 또는 광우병 관련 의심 증상으로 농장에서 죽은 소가 25만1500마리, 미국 농림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도축금지 범주에 속하는 소가 19만4200마리, 뇌(CNS) 이상을 보이는 소가 129마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향>은 "이는 미국이 매년 도축 소의 1%에 대해 검역을 실시하고 있고, 1993년 이후 광우병 감염 사례가 불과 3건밖에 안돼 미국 소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홍보해온 미국과 정부의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소의 뿔과 발톱을 빼고, 전부 식용으로 이용하고 있어 국내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는 vCJD가 발생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04년부터 미국은 30개월 이상 광우병 고위험 소를 대상으로 예찰을 강화했지만 (미국도) 예찰 프로그램이 그 자체로 (광우병 감염 여부를) 보증할 수 없고, 진단의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이 보고서는 2005년 1월 당시 농림부에 제출된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은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예찰프로그램 강화와 광우병 고위험군에 대한 검사결과 2마리만 양성으로 확진됐고 나머지 소는 광우병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소 연간 100만 마리 자연 폐사... 4만 마리 가량만 검사"

 

그러나 6일 농림수산식품부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쇠고기 청문회 자료로 제출한 '미국 측과의 협상시 대응 논리' 보고서(지난해 9월 작성)에도 미국의 광우병 발생시 추적조사가 미흡하고 광우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림부는 당시 "미국 내에서 자연 폐사 소가 연간 100만마리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연간 4만마리 가량만 검사하고 있어 미국의 광우병 예찰(검역)이 완전한 대표성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캐나다에서 수입된 광우병 소가 먹은 사료를 출생 초기에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15마리가 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14마리에 대한 추적에는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30개월 미만인 28개월령 소에게서도 광우병 원인체가 검출됐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정부 스스로 미국의 광우병 대책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몇 개월만에 정부가 입장을 바꾼 이유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태그:#광우병, #미국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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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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