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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이유로 '탄핵' 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가 된 학교는 농촌진흥청 산하 국책대학인 한국농업대학. 국가가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을 선도할 후계 농업인 양성을 위해 1997년에 설립한 3년제 특수목적대학으로 졸업 후 6년 동안 의무적 영농종사를 조건으로 현재 입학금·수업료·교재비·실험실습비 등 학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농업대학은 지난 14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당시 자유발언대에 오른 숭실대 용브리가씨가 "한국농업대학 학생들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나오는데 학교 측에서 정문을 닫고 학생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밝혀 시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후계농업인 양성하는 학교가 '미국산 쇠고기 안전' 광고?

 

지난 27일 총학생회는 이에 대한 학교 측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교 측은 이와 관련,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은 막지 않는데 교육비 일체를 국비로 지원하는 국립대 학생회 명의를 내세워 재학생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된 교문 봉쇄와 관련해선 "재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해 외출·외박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데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교문을 걸어 잠근 것에 대해선 학교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임진모 한국농업대학 총학생회장의 주장은 다르다. 그는 지난 27일 기자회견 직후 학교 측의 공식적인 사과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촉구하며 교내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임 총학생회장은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4일 학교는 학생들의 참여를 막기 위해 예정에 없던 수업 일정을 잡는 등 학생들의 참여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을 때 공개 사과하겠다고 했다가 차츰 미루더니 사과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동안 지도교수 등 학교 측에서 '학교가 폐지된다' '지원금이 사라진다' 등, 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할 수 없도록 끊임없이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농업대학은 지난 9일 학교 정문 전광판에 "미국산 쇠고기 안전합니다"라는 광고를 걸었다가 학생들의 항의로 나흘 만에 내린 바 있다.

 

임 총학생회장은 현재 대의원 회의에서 불신임안이 통과돼 총학생회장직을 잃은 상태다. 대의원 회의의 결정이 내려진 후, 임 총학생회장이 직접 각 과대표 등 대의원들을 만나 불신임안을 우선 보류시켰지만 학교 측은 "불신임안에 대해 학교에 통보된 만큼 그대로 공고할 계획"이라며 불신임안 보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학교의 회유·협박에 못 이긴 대의원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에 나섰다'는 이유로 불신임안을 제출해 통과시켰다"며 "농진청 산하인 데다 국비를 지원 받는 학생의 입장에서 걱정이 충분히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대의원들을 우선 이해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과대표 중 정부에 반하는 주장을 하게 되면 학교 측의 주장처럼 학교가 폐지되거나 학비지원이 없어질까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제 얼굴의 침을 뱉는 격일 수도 있지만 학교의 발전이나 학생들을 위해서도 앞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계속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한국농업대학,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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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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