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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머슴'을 화두로 꺼내며 새로운 공무원 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신발전체제 구축'의 달성을 위한 5대 국정지표 중의 하나인 '섬기는 정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국민을 위한 머슴. 듣기엔 제법 그럴듯 하지만 곱씹어 볼수록 공감하기 힘들다. 미시경제학의 노동시장 이론은 노동의 공급이 임금률의 증가 함수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할때 임금률은 고정시킨 상태에서 공무원의 노동량만 머슴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는 경우를 가정해 그래프로 그려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경제학적으로 살펴본 머슴론의 실상이 이와 같이 무척 초라하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의 머슴 주문 발언이 공무원들의 자기쇄신을 불러일으켜 노동 공급량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그러한 경우에는 임금률을 고정시켜 두더라도 공무원들의 노동 공급 곡선이 기적처럼 우측으로 이동하여 마침내 '꿈'의 노동량(자발적 머슴의 노동량)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 경제에서 이것이 달성될 확률은 MBC 백분토론에 나와 열변을 토했던 정 아무개 교수의 명대사 '로또 당첨금 받으러 가는 길에 벼락맞을 확률'에 비교할만 하리라.

 

조직의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의 충성심을 담보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리더십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는지는 몹시 의문이다. 분명히 뒤따라야할 미시적 차원에서의 '보상과 처벌' 구조의 설계는 없이 일방적으로 머슴 종용만을 닦달하는 모습에서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소통이 어떤 건지 볼 수 있다.

 

머슴에게도 품삯이 필요하다. 경제학적 사고로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을 칼같이 따져 셈하는 '강부자' 머슴과 '고소영' 머슴은 더욱 그러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머슴 주문은 이들로 하여금 경제학적 사고를 포기하라는 것이었거나, 그냥 총선을 앞둔 대국민 사탕발림용 립서비스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느 쪽일까? 친시장 정부임을 공언하는 정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적나라한 머슴론의 허상을 볼 수 있다.


태그:#이명박, #머슴론, #리더십, #섬기는 정부, #국민을 위한 머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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