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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은염 사진은 빛과 감광유제가 상호작용하여 이미지가 형성된 광학과 화학적인 프로세스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이미지가 형성되는 프로세스와 사진재료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면 좀 더 창조적인 결과물을 생산 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은 과거의 시간을 재생시켜주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에 유연한 사고를 갖게 한다. 현재 바라보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내용은 현시점에서 과거의 시간을 보여주고 현실공간에서 과거의 공간을 보여주므로 현실공간과 허구적인 공간에 대한 경계를 애매모호하게 한다.

사진은 독일의 문예이론가 발터벤야민이 이야기 하였듯이 예술에 대한 개념을 제의적 기능에서 전시적 기능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공간에 대한 개념도 변화 시킨 것이다. 특히 벤야민이 쓴 논문 제목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제목 그 자체가 동 시대의 디지털테크놀로지 문화를 상징한다.

 Blessed Memories
 Blessed Memories
ⓒ 서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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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룩스에서 사진전을 개최한 서남규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색이 퇴색한 컬러사진을 수집하여 그 위에 자신과 관련된 흑백사진을 오려 부친 다음에 그것을 스캔 받아서 디지털프린트 하여 전시를 하고 있다.

작가가 전시하고 있는 작품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은 한국현대사의 지나간 풍경이다. 한국사회의 지난 시간을 보여주는 사진에 자신의 사적인 사건이 담겨져 있는 사진을 결합하여 과거 50여 년 동안의 한국현대사를 상징적으로 표현 하고 있는 것 이다.

 Blessed Memories
 Blessed Memories
ⓒ 서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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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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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은 색이바랜 컬러사진과 그것에 담겨져 있는 사진 속 과거의 풍경이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작품마다 시간이 누적되어 있는데 작가의 표현의도에 의해서  그 시간이 다시 재생되어서 관람객들의 감성과 이성을 흔드는 것이다.

작가는 보는 이들의 감성을 깊이 있게 자극하기 위해서 원본보다 좀 더 큰 사이즈로 전시작품을 프린트하여,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도 전시회의 완성도를 보장 해 주고 있다.

 Blessed Memories
 Blessed Memories
ⓒ 서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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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가장 기본적인 매력은 과거의 시간을 보여주는 것임으로 회고에 빠지게 하고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그러한 사진의 기본적인 기능과 매체적인 특성을 유효적절하게 조합하여 작가가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성공하였다. 사진의 매체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한국현대사의 지극히 사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회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5-28~2008-06-03 장소: 갤러리룩스



#한국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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