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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학생들 촛불 들고 많이 나왔죠? 걔네들 지금 자율 경쟁으로 시험 봐서 성적 공개하고 어쩌고 하면 쪽팔리고 창피하거든요."

 

유홍렬 한나라당 전북도당위원장이 위원장선출대회에서 '촛불시위 참석 학생 비하' 연설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유 위원장은 13일 연설에서 "우리 이명박 정부의 시대적 흐름은 자율과 경쟁인데 이걸 싫어하는 사람, 경쟁 싫어하는 사람 또 뭡니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전북도당사 5층 강당에 모인 350여명의 당원들 앞에서 벌인 연설에서다.

 

JTV(전주방송) <현장 다시보기>가 최근 유 위원장의 연설 모습이 담긴 동영상 파일(☞ '한나라당 전북도당 유홍렬 위원장 선출' 보기)을 사이트에 올려놓자 이를 본 지역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24일에는 이 지역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유 위원장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JTV 연설 녹취록에 따르면 유 위원장은 "협상 과정의 문제를 삼아가지고 저 난리들이고 촛불이 안 꺼지고 있다"면서 "여기 뒤에는 10년 동안 정권을 잡았던 그들이 다시 뭔가 소위 정권 내놔라! 이렇게 나오는 배후가 분명하지 않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자기 맘대로 능력을 발휘하기 싫어하는 사람들 배후에서 조종한 사람들이 좌파집단"이라면서 "전교조 선생님들 교육정책 절대 싫어한다. 애들 부추겨 촛불 계속 들어라 이렇게 나오고 있다"고 전교조 배후론을 펼쳤다.

 

유 위원장은 연설 끝부분에서 "어떤 분은 저 보고 교장도 오래 했고 교육위원회 의장도 했는데 왜 정치판에서 그러느냐고 한다"면서 "아이들이 잘 살자고 가르치는 것처럼 그들이 살아갈 세상걱정과 나라걱정, 저는 분명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 김제상고, 김제북고 등지에서 14년간 교장을 역임한 유 위원장은 사립학교인 전북 덕암중, 덕암고, 덕암정보산업고 등을 설립해 이사장 역할을 하면서 정치권에 뛰어든 인사다.

 

이 연설 내용을 들은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촛불을 들고 나온 학생들은 판단력도 정확하고 자기 생각이 뚜렷한 똑똑한 아이들이었다"면서 "교육자이면서 집권여당의 도당위원장이란 공인이 학생들을 매도하고 싹을 잘라버리는 발언을 한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25일 전화통화에서 "'걔네들이 부끄러워 촛불을 들었다'고 한 것은 전체 학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봐서 성적이 떨어진 소수 애들을 얘기하는 것이었다"면서 "당내 행사에서 여담으로 한 소리를 갖고 '촛불 참여 학생 비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나라당, #유홍렬,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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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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