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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에 대한 이상한 열풍이 불고 있다는 보도('울산의 이상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열풍')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나간 뒤 지역 언론에서 일부 울산시의원의 이권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일 "아파트 분양가 폭등 주범 지역인 울산 남구청이 의무적으로 음식물쓰레기처리기를 설치하도록 해 분양가 인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고, 한나라당 소속 울산시의원 2명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판매 업체에 관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청과 교육청 예산 1억 2000여만원이 추경에 책정됐다"고 보도했었다.

 

취재 결과 한 울산시의원이 관여한 '오OO' 제품 대리점이 생긴 후 경쟁 대리점은 부산에 있는 본사에서 갑자기 계약 해지를 해와 15일부터 대리점 문을 닫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후 이 대리점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자 시의원이 이 대리점 대표에게 "함께 일을 해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역 주간지인 <울산시민신문>은 "L 시의원은 같은 기기 대리점을 4개월 먼저 차린 동종업자 S씨에게 "'(나는) 학교 후배 명의의 대리점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말하고 "본사에 이야기해서 그 대리점을 당신이 대신 맡아서 운영하되 투자한 액수(본사에 대한 보증금 5300만원)의 이자만이라도 다달이 챙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울산시민신문>은 16일자 인터넷판 톱기사에서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 소속 L 시의원과 K 시의원은 지난 2월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제106회 임시회 '2008년도 주요업무보고'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의 효용성'을 강조하며 특정 기기(제품)의 보급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속기록을 공개했다.

 

이 신문은 이어 "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는 '잔반찌꺼기 처리기 구입비' 명목으로 8800만원, 울산시 사회복지과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구입비' 명목으로 5000만원의 예산을 각각 배정받았는 데, 이 액수는 시교육청과 울산시 모두 '오OO'이란 이름의 특정회사 제품(음식물쓰레기 소멸기) 5대씩을 구입할 수 있는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속기록에 따르면 L 시의원이 울산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장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예 공동주택 허가를 낼 때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기 설치 의무화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이 버리는 음식물을 어떤 경로로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 현황을 서면으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 울산시의원 역시 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가중되고 있다"며 "교육청도 어떤 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감량할 것인지, 또 어떤 기계를 들여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야 된다든지 하는 대책을 갖고 있으면 같이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시민신문>은 "이 발언 이후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울산시 사회복지과와 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의 '제1회 추경예산안'에 동시에 반영되었고, 시의회는 예산을 승인해 주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울산시가 추경예산안을 미리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편성한 것이 아니라 영향력 있는 누군가의 입김에 마지못해 이끌려갔다는 방증으로 풀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K 시의원과 같은 상임위 소속인 L 시의원에 따르면, 문제의 음식물쓰레기 소멸기 '오OO'는 L 시의원이 '중학교 후배'라고 주장하는 L씨(여) 명의의 대리점(남구 무거동)에서 출고 납품하는 제품으로, 울산 남구청은 이 제품을 동사무소 체육대회의 행운권 추첨에 따른 선물용이나 '3자녀 출산'에 따른 선물용으로도 구입해 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L 시의원은 앞서 기자화의 통화에서 "OO제품 대리점은 후배가 하는 것으로 단지 도와주고 있을 뿐이며 K 시의원은 정치를 오래하신 분이라 내가 요청을 해 돕는 것 뿐"이라고 말했었다.

 

후속보도는 방송에서도 이어졌다. UBC 울산방송은 16일 뉴스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보급 사업에 심한 악취가 나고 있다"며 "시의원들과 연관있는 회사의 처리기가 관공서에 대량으로 납품됐고, 시의원들은 이 제품을 구입하도록 직접 압력을 넣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UBC는 특히 "남구청이 한개에 40만원 하는 이 처리기 40개를 구입해 보급한데 이어 연말까지 8천만원 어치,200개를 다자녀 가정에 달아줄 계획"이라며 "하지만 구청이 구입한 이 처리기는 현직 울산시의원 2명이 합자를 계획했던 업체의 제품으로 밝혀지면서 의혹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남구청은 대당 40~50만원하는 이 제품 가정용을 그동안 선물 지급용 등으로 30여대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음식물쓰레기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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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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