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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노조 사무실 앞 풍경. 구본홍 사장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YTN노조 사무실 앞 풍경. 구본홍 사장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송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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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씨는 '노조 여러분의 충정은 이해한다.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보자'고 말하며 대화를 제의했다. 하지만 우리는 '유일한 해결점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YTN 노동조합(박경석 지부장)이 두 번째 출근저지투쟁을 펼친 21일 아침. 구본홍 YTN 사장과 조합원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섰다. 박경석 지부장은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하며 "사퇴 이외의 대화는 있을 수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날 아침 6시경부터 조합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구 사장은 거듭 대화를 요청하며 '본사 입성'을 시도했으나 20여 명의 조합원들은 "일말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결국 구 사장은 YTN 본사 안으로 발을 들여놓지 못한 채 다시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구 사장 "마음 열고 대화하자" ... 노조 "돌아가라"

조합원들은 이날 아침 6시 30분께부터 본사 앞에 모여 두 번째 출근저지투쟁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 사장은 예상보다 빠른 아침 6시께 본사 후문 앞에 등장했다고 한다.

김인규 YTN노조 사무국장은 "경영기획실 직원들이 바삐 밑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낌새가 이상해 내려가 봤더니 구 사장이 벌써 와있었다"며 "너무 이른 시간에 와서 우리 조합원들도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미리 본사에 와 있던 조합원 서너 명이 급하게 아래쪽으로 내려가 '돌아가라'고 말하며 구 사장 앞에 섰고, 곧바로 소식을 들은 박경석 지부장 등 20여 명의 조합원들도 추가로 후문 쪽으로 가 구 사장과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조합원들과 구 사장의 첫 대면이었다. 실제 대부분 조합원들은 구 사장의 모습을 사진으로만 봤을 뿐 실물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구본홍씨가 차에서 내린 뒤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서성이며 '인내하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구씨가 조합원들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으나 우리는 악수를 거부하며 고개조차 외면했다"고 밝혔다.

박경석 지부장도 당시 상황에 대해 "구본홍씨가 조합원들을 향해 '마음을 열고 얘기를 해 보자'고 말했으나 우리는 '그런 일 없으니 돌아가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며 "이런 식의 대화가 10여분간 지속됐고, 결국 구씨는 '여러분이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구 사장은 본사 앞을 아침 6시 30분께 떠났고, 양자 간에 특별한 마찰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낙하산은 무조건 노!... 출근저지투쟁 계속 이어갈 것"

구 사장이 가고 난 뒤 간단한 정리 집회를 연 조합원들은 오전 7시 30분께 각자의 업무 자리로 돌아갔다. 다음 날인 22일부터는 출근저지투쟁 시작 시간을 30분 앞당겨 아침 6시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구 사장이 예상보다 이른 시각에 본사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인규 사무국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출근저지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문과 후문, 그리고 주차장 입구까지, 본사 안으로 진입하는 모든 길목을 차단할 것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사장실 앞을 철저히 막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이날 구 사장의 대화 제의와 관련 "대화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일이고, 대화 자체가 필요 없는 사안"이라며 "무조건 그는 YTN에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태그:#YTN, #구본홍, #출근저지투쟁, #위기의 방송독립, #박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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