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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교에 우주인이?
 우리 학교에 우주인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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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에 쏘여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답니다."

지난달 30일 오마이뉴스 '엄지뉴스'에는 '우리 학교에 우주인이 나타났다'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엄지뉴스 보기 '우리 학교에 우주인이 나타났다

우주복을 방불케하는 특수복으로 완전무장을 한 사람이 탁자에 올라가 등나무 천장을 향해 스프레이를 뿌리는 모습.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전남 곡성군 옥과면 옥과119 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조세훈 소방사(35)이다.

"원래 말벌들은 여름에 산에서 활동을 많이 하죠. 그러나 요즘엔 월동을 앞두고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내려와 처마밑이나 나무 덩쿨에 애벌래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루 1건씩은 말벌집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오죠."

이 날도 옥과119에는 말벌집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대원들과 함께 인근 전남과학대학으로 급히 출동했다. 학교 등나무 아래서 쉬고 있던 학생들이 천정에서 2개의 말벌집을 발견하고 놀라 신고한 것.

말벌집 제거 작업에 들어가려면 특수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필수이다. 말벌의 침이 워낙 강해 자칫하면 어지간한 두꺼운 옷까지 뚫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진에 나오는 연두색 작업복은 유해물질을 다룰 때나 입는 화학복이다. 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두꺼운 재질의 화학복 속은 한증막이 따로 없다.

등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방심했다간 말벌에 쏘일지도 모르는데, 한손에는 살충제 스프레이를 든채 아슬아슬한 탁자 위에서 중심도 잡아야 했다. 벌집 하나 제거하는데 드는 시간은 30여분. 이 날은 2개를 한꺼번에 제거하느라 1시간도 넘게 걸렸다.

작년에 말벌에 쏘여 병원으로 후송된 적도 있다는 조 소방사는 "벌집을 발견하면, 스스로 제거하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119에 신고해달라"고 신신당부한다.

조 소방사는 특수복을 입고 있는 동료의 모습이 재밌어 사진을 찍은뒤 '엄지뉴스'가 생각나 얼른 '#5505'로 전송했다고 말했다. 뒷편 대형 거울 속에서 주황색 119 대원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조 소방사이다.

조 소방사는 "시민기자들이 올리는 사는이야기를 보는 재미로 5년 전부터 오마이뉴스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진솔한 모습이 담긴 기사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지뉴스#말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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