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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받았던 쌍화탕 2병과 까스활명수 1병
 아빠에게 받았던 쌍화탕 2병과 까스활명수 1병
ⓒ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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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이었습니다. 밤을 새서 아침 8시까지 글을 쓰던 도중에 머리가 아파서 피곤함을 이길 수 없던 겁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더라도 좀처럼 두통을 이길 수 없었고 피로 또한 풀리지 않았습니다. 좀 더 버텨서 글을 완성하고 싶었는데, 제 몸을 쉽게 제어할 수 없었더군요. 하나의 글 마다 정성들여 써야하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이 글을 반드시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키보드를 계속 두들겼지만, 이후 손가락 속도가 주춤하면서 집중력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안경을 계속 닦더라도 눈의 초점이 계속 흐려지더니 마침내 몸은 이부자리속으로 향하면서 꾸벅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취침한지 1~2시간만에 깨면서부터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취침시간이 짧아진 것도 문제였지만 평소답지 않게 식은땀을 흘리면서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방에 있는 유리창을 열으니까 찬 바람을 쐬며 땀을 식힐 수 있었지만, 여전히 피로가 가시지 않으면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잠에서 깨면서 글을 완성지을 수 있었지만, 또 다른 글을 써야하는 버거움에 직면하니까 무기력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때서야 저의 상태가 몸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에는 또 자려고 했습니다. 1~2시간만으로는 하루를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잠을 청하고 싶던 것이죠. 그래서 이부자리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아빠가 제 방을 찾으려는 것이었습니다.

아빠 : "교회 다녀올 테니까 집 잘 지켜라"
필자 : "네. 다녀오세요. 저 지금 아파서 계속 잘 것 같아요. 오늘도 점심 못먹을 것 같네요"
아빠 : "어디 아퍼?"
필자 : "몸살이 있어요. 계속 밤 새면서 글을 쓰니까 힘드네요"

제가 설날 연휴 이후 10일 넘게 밤을 새면서 오전 10시~오후 2,3시에 잠을 자기 때문에, 매일마다 교회 새벽기도 다녀오시는 아빠도 제가 아침까지 잠을 안자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점심은 항상 아빠 혼자 드셨죠.

그래서 오후 3시 넘어서까지 계속 취침하다가 일어나보니까, 저의 책상에 쌍화탕 2병과 까스활명수 1병이 있던 겁니다. '내 책상에 이게 왜 놓여져 있지?'라며 교회에서 도착한 아빠에게 찾아가보니까, 제가 아픈 것 때문에 약국에서 직접 구입했다고 하더군요. "어짜피 몸살이라도 내가 알아서해요"라고 얘기했지만, 너무나 고마워서 웃을 수 밖에 없더군요. 제가 쌍화탕 사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아빠가 밤 새면서 글쓰는 저를 생각해서 약을 사주니까 저절로 힘이 솟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더 고마웠던 것은 쌍화탕이 1병만 있는 게 아니라 2병이었던 겁니다. 게다가 까스활명수 1병까지. 제가 앞으로도 밤을 새면서 글을 쓸 거란걸 아빠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병으로는 부족했던 겁니다. 까스활명수 같은 경우에는 제가 평소 위가 안좋다보니 식사 후 소화가 잘 되도록 추가로 구입하신 것 같더군요.

그날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오후 4시에 쌍화탕 1병, 오후 9시에 쌍화탕 1병 먹고 오늘 오전 2시까지 취침할 수 있었습니다. 쌍화탕 덕분에 밤을 새지 않으니까 무기력했던 몸이 나아질 것 같더군요.(비록 2시에 일어나서 아쉽긴 했지만) 아빠가 없었다면 쌍화탕은 커녕 계속된 밤샘으로 건강이 나빠지면서 큰 병을 앓았을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쌍화탕을 먹으니까 저의 건강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1주일에 3~4번씩 헬스장 드나들며 체력관리 하더라도 계속 밤을 새니까 건강이 나빠지더군요. 모니터만 바라보면 눈이 계속 감기면서 피곤함을 호소하고, 두통이 시작되니까 글쓰느라 힘들때가 많습니다. '이러다 뇌졸증 오는거 아냐?'는 걱정까지 할 정도로 말이죠. 게다가 의자에 앉는 시간이 많다보니 허리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전립선염에 대한 부담까지 가중되고 말았습니다. 2년전에 전립선염으로 2주동안 고생했던 터라 그때의 고통스런 기분을 잘 알고 있죠. 워낙 재발 가능성이 큰 질병이라 술을 기피하면서 조심하고 있는데,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있다고 해서 그리 좋은것은 아닙니다.

제가 밤을 새는 이유는 축구 때문입니다. 축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데다 언론사에 기사를 송고해야 하기 때문에 밤늦도록 축구 경기 보면서 글을 써야하기 때문이죠. 평상시에 유럽 축구할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에 국가대표팀 경기까지 벌어지니까 무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날에는 밤에 축구 경기가 열리고, 또 어떤 날에는 새벽에 축구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밤을 샐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직 기자가 아닌 단순한 축구팬에 불과하지만, 저로서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이렇게 해서라도 노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는 글쓰는 게 저의 꿈이 아니었습니다. 쇼핑몰 오픈으로 돈 많이 모으는 것이었는데 창업자금이 모자라는 데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 무기한 접었던 것이죠. 게다가 취업 및 알바시장까지 여의치 않아서, 결국에는 글쓰는데 하루종일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글 쓰는 방법을 저 혼자 독학하다보니, 언론 혹은 문예 전공인 분들보다 뒤처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들 같은 경우에는 쉼없이 글을 쓰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성향이 아니라서 참 아쉽더군요. 그래서 글을 쓰는 시간이 다른 프로들에 비해 많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쉴틈없이 글을 쓰고 또 쓰다가 최근처럼 밤을 새면서 건강까지 악화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학교가 방학중이어서 글을 계속 쓸 수 있었지만요.

어찌되었건, 아빠에게 쌍화탕을 받으니까 제가 마음 편히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아무리 혼자서 열심히 글을 쓰더라도, 건강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쌍화탕을 통해 건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저의 블로그(http://pulse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쌍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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