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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여중 졸업생,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 구성된 '세화여중 김영승 선생님 징계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화여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승 교사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세화여중 재단인 일주학원은 김 교사가 지난해 10월 일제고사 때 학생들에게 시험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해 학생들의 일제고사 거부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지난 14일 그를 파면했다. 당시 일제고사를 치뤘던 학생들 중 1백여명은 백지답안 등을 제출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했다.

 

일주학원, 일제고사 관련 김영승 교사 파면조치

 

공대위는 "공정택 교육감이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일제고사 관련 파면·해임 등의 징계에 대해 과도한 징계였음을 인정하고 소청심사에 국회의원 60여명이 징계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서명을 제출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일주학원은 이명박 정권과 공정택 교육감의 경제만능 정책에 부화뇌동해 김영승 교사에 대해 파면이라는 극단의 조치를 내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김 교사는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학생과 소통하고, 일부 학생들이 자기 판단 하에 백지답안을 제출했을 뿐"이라며 "수천 명의 교사들이 일제고사 반대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보나, 다수의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제대로 응시하지 않았다는 통계로 보나 징계의 부당함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또 "우리는 그동안 징계를 강행할 경우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일주학원은 물론 학원의 모기업인 태광산업에도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파면 조치가 철회될 때까지 일주재단과 태광산업을 대상으로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서울시 교육청과 세화여중 재단의 이번 결정은 이명박 정권과 공정택 교육감의 학생·학교 서열화와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반교육적 정책 강행의 결과"라며 "이명박 정권과 공정택 교육감의 경제만능 정책이 중단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화여중 학부모 "이대로 세화를 부끄럽게 내버려두지 않겠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은 잇달아 재단과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딸이 세화여중 2학년에 재학 중인 학부모 윤아무개씨는 "아이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무엇을 배우겠냐"고 탄식했다.

 

윤씨는 "아이에게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라고 가르쳐 왔는데 학교와 사회가 다른 생각, 다른 친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은 이번 일을 통해서 권력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어떤 이유를 보태서라도 반드시 찍어 눌러야 한다는 것을 배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제 곧 새학기가 시작될 텐데 징계위원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양심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를 가르칠 것이냐"며 "학부모들은 이대로 세화를 부끄럽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학생과 학부모의 일제고사 선택권을 존중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송용운 교사(선사초)는 김 교사의 '파면' 앞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송 교사는 "파면은 형벌로 따지자면 더 이상 높은 징계가 없는 극형인데 이명박 정권은 이 극형을 마치 이웃집 강아지나 고양이를 부르듯 남발하고 있다"며 "김 교사와 일제고사로 인해 파면·해임당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전교조 조합원과 모든 교직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파면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승 교사, "곧 세화로 당당히 돌아와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

 

징계 당사자인 김영승 교사는 "재단이 이후 소청심사나 행정심사에서 패하더라도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사는 "징계심사 때도 학교 측이 내놓은 징계 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내놓으라고 했는데 내놓지 못했다"며 "저들은 법률적인 근거도 없이 무조건 '어떻게 교사가 교육청과 학교장의 지시를 어길 수 있냐'고 추궁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와 학생의 편에 서지 못하고, 교육의 참뜻을 펴지 못한 채 학교장과 교육청의 말만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는 저들이야말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곧 세화로 당당히 돌아와 그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태그:#세화여중, #백지답안, #일제고사,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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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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