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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마중은 목단(모란) 잎싹이 먼저다.
▲ 목단 잎싹 올해 봄 마중은 목단(모란) 잎싹이 먼저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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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내린 단비로 교정 화단의 꽃나무들이 봄 채비에 부산하다. 메말랐던 땅거죽이 부드러워진 것이다. 말끔해진 햇살도 한몫 거든다. 뾰족뾰족 여린 새싹을 내밀고 있는 화초들이 조심스럽다.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면서도 환한 세상이 부끄러운 거다.

해마다 매화가 먼저 봄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 감감하다. 벌써 지난주 섬진강변에는 봄의 전령 매화가 소담스레 피었다, 고 한다. 그다지 편차가 나지 않은 지역인데도 창녕의 매화는 제법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한겨울에도 내리지 않던 함박눈이 내린 탓일까. 아무튼 어느 매화나무에도 꽃봉오리를 열지 않고 있다.

목단 잎싹은 마치 수탉 벼슬같다.
▲ 목단 잎싹 목단 잎싹은 마치 수탉 벼슬같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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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그레한 맺힌 봉오리는 꽃봉오리가 아니다.
▲ 목단 잎싹 발그레한 맺힌 봉오리는 꽃봉오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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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 잎싹은 꽃봉오리가 아니다.
▲ 목단 잎싹 목단 잎싹은 꽃봉오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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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지런을 떠는 녀석은 다른 놈이다. 목단이다. 어느 결에 보랏빛 잎싹을 내놓았다. 목단은 모란을 말한다. 작약과 너무도 흡사하다. 근데 목단은 낙엽관목이고, 작약은 다년생초다. 수탉 벼슬처럼 가지 끝에 맺혀 있는 게 꽃이 아니라 잎싹이라 게 믿기지 않는다. 

목단은 여느 상사화와는 달리 봄에 꽃봉오리가 올라오면서 새싹이 자라기 시작하고, 꽃을 피우면서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꽃의 모양은 양귀비꽃을 뻥튀기 해 놓은 듯한 모양이다. 5,6월경에 진한 다홍색의 큼지막한 꽃이 핀다. 꽃봉오리는 붉은 장미의 피지 않은 봉오리와 흡사하다.

봄에는 어떤 꽃이 필까

금낭화, 해당화, 앵초, 수선화, 매실나무, 매화, 까마중, 개나리, 진달래, 철쭉, 벚꽃, 모란, 동백, 목련, 민들레, 큰구슬붕이, 용둥굴레, 풀솜대, 얼레지벌깨덩굴, 중의무릇, 피나물, 산자고, 족도리풀, 넓은잎천남성, 현오색, 봄맞이꽃, 조개나물, 조팝나무, 솜나물, 각시붓꽃, 관중, 금붓꽃, 민백이꽃, 애기똥풀, 꽃다지, 산벚꽃, 딸기꽃, 라일락, 천남성, 괭이눈, 복수초, 윤판나물, 별꽃, 꽃마리, 향모, 꿩의밥, 큰앵초, 살구꽃, 양지꽃, 두루미꽃, 할미밀방, 애기나리, 팥배나무, 나도제비란, 참꽃마리, 땅비싸리, 광대수염, 뻐국채, 삿갓나물, 쥐오줌풀, 쥐손이풀, 연영초, 금강애기나리, 엉겅퀴, 꿀풀, 산씀바귀, 매발톱꽃, 초롱꽃, 꽃동백, 나도바람꽃, 박새, 석송, 붓꽃, 뱀딸기꽃, 솜방망이, 앉은부채, 미치광이풀, 춘란, 하늘매발톱, 노루귀, 냉이꽃, 산유화, 미나리아제비, 꽃다지, 은방울꽃, 꿩의 바람꽃, 제비꽃, 애기나리, 할미꽃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고 소담스러운 꽃을 즐겨 찾는 것 같다. 그만큼 풍취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향기도 아름답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나는 앉은뱅이 꽃을 좋아한다. 제비꽃과 꽃다지, 냉이꽃, 민들레, 별꽃, 앵초, 양지꽃같이 혼자서는 작지만 한데 어울려서 큰 꽃이기 때문이다.

한떨기 앵초
▲ 앵초 한떨기 앵초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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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벌써 자운영 꽃이 만발하는 봄밤은 더욱 설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아득한 향취만 남아있는 자운영 나물 맛도 결코 잊지 못해서다. 목단이 먼저 봄 마중을 하네요. 올봄은 좀더 신실하게 맞을 일이다. 


태그:#목단, #모란, #작약, #봄의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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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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