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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4주후愛> 한 장면.
 MBC <4주후愛>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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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주부입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남편과 살면서 좋은 일도 많았지만 솔직히 아픈 일도 많았습니다. '부부싸움 한 번 안 했다'고 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을 만큼 우리 부부도 이젠 중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부부싸움도 많이 하며 살았는데, 첫 부부싸움은 시부모님 모시는 문제로 일어났습니다. 남편은 7남매 중 막내였지만, 형님과 누님들의 생활이 여의치 않아 자신이 부모님을 모셔야겠다고 하더군요. 당시 저는 "형님들도 계시는데 왜 우리가 부모님을 모시냐"고 철없는 소리를 했고 결국 8개월 만에 큰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기로 하고 화해를 했지만 그 뒤로도 싸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남편과 부부싸움을 한 원인 중엔 심각한 일들도 많았지만 다시 돌아보니 대부분 사소한 문제들이었습니다. 밥 먹는 습관, 옷차림, 잠버릇, 집안 살림, 자녀교육 등 생활 속 시시콜콜한 일들을 가지고 끊임없이 싸웠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뒤돌아보니, 그런 싸움들이 우리 부부 사이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준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했더라면 부부싸움을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누구보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가 되었습니다.

부부싸움, 객관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부부들이 외도, 시댁문제, 폭력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부부싸움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부싸움은 '이혼'이라는 극단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많은 이들이 겪는 일이지만 해결책을 모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실제 이혼이란 극단에 이른 부부들을 출연시켜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 신설돼 눈길을 끕니다.

지난 1월 28일과 2월 4일, 2주에 걸쳐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 MBC <4주후愛>(수요일 저녁 6시 50분)가 주인공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이혼과 부부싸움을 자극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시청자들의 이런 공감은 이 프로그램이 정규방송으로 편성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요. <4주후愛>는 오는 18일부터 매주 방송된다고 합니다.

1월, 2월에 방송된 방영분에 출연한 이들은 시댁이야기만 나오면 싸우는 결혼 10년차 부부와, 월말부부로 26년간 살면서 서로 멀어진 부부였습니다. 이들 부부는 방송을 통해 우리 이웃들이 공통적으로 흔히 겪는 부부 사이 갈등의 유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4주후愛>는 얼핏 보면 KBS <사랑과 전쟁>과 비슷하지만 <사랑과 전쟁>은 가상 재연 드라마고, <4주후愛>는 실제 부부들이 나와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전문가들의 상담·부부캠프 입소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는 부부 클리닉 방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주후愛>는 부부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접근하기 위해 부부들의 일상과 갈등들을 재연과 모자이크 없이 100% 리얼하게 보여줍니다.

역할 바꾸기 등 심리치료로 상대방을 이해

지난 1월28일, 2월4일 출연했던 한 부부.
 지난 1월28일, 2월4일 출연했던 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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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부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부캠프 입소가 결정됩니다. 캠프에 입소한 두 부부에겐 전문가 집단의 솔루션이 제시됩니다. '역할 바꾸기' 등 심리치료, 변호사를 통한 가상 이혼체험, 상대방의 장점 말하기, 부부간 노천탕과 숯가마 사우나 체험 등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상대방의 내면과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주겠다고 다짐도 합니다. 또 결혼 초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보자며 캠프장을 떠납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혼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로 마련한 MBC <4주후愛>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KBS <사랑과 전쟁>이 픽션이라면 MBC <4주후愛>는 논픽션이며 해결 방안까지 제시해주기 때문에 많은 부부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1, 2월에 방송된 <4주후愛>를 본 후 행복한 부부가 되는 길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이 프로그램은 사소한 칭찬 하나가 행복한 부부로 가는 지름길이고, 내 중심이 아닌 상대방 처지에서 배려해주는 마음만 있다면 부부간 어떤 문제나 갈등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태그:#4주후愛, #부부문제, #갈등,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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