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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4일 국토해양부는 4대강살리기와 연계해 지방하천도 홍수에 안전하면서, 문화-생태가 살아있는 친수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지방하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작년 10월까지 수요조사를 실시해 156개 지자체로부터 416개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을 신청받았고, 최근 경제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업우선순위가 높은 50개 지구를 조기 착수키로 했다 한다.

지역별로는 부산 수영강, 대구 신천, 광주 황룡강, 대전 대전천, 울산 여천천, 경기 왕숙천, 강원 공지천, 충북 무심천, 충남 궁촌천, 전북 장수천, 전남 광양동천, 경북 직지사천, 경남 위천 등 50개가 그 대상이다.

이 같이 터무니없는 '녹색성장'이란 개발 구호를 내세운 정부의 대규모 개발계획이 또 발표되었지만 이를 막을 길이 없어 심히 우려스럽다. 자연형-생태하천을 표방하면서 그동안 정부와 서울시 등 전국의 지자체가 벌여온 황당한 '친환경' 개발사업의 문제점들도 전혀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자연형하천조성공사로 건천이었더 홍제천도 물이 흐르게 되었지만,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하류에서 물을 퍼올리고 있다.
 자연형하천조성공사로 건천이었더 홍제천도 물이 흐르게 되었지만,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하류에서 물을 퍼올리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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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생태복원의 표본'이라 과대포장 되어 썩어가는 청계천의 비정상적인 용수공급방식을 그대로 따라한 하천복원이 그동안 줄을 이었다. 강물이나 하수종말처리장의 물을 펌프와 집수관을 이용해 끌어올려 방류하는 하천은 서울시의 성북천-홍제천-불광천-당현천-도림천, 대전시의 대전천-유등천-유성천, 인천시의 굴포천-승기천, 부산시의 온전천, 천안시의 천안천-원성천, 충남의 당진천, 광주의 광주천, 대구시의 신천 등이 있다.

이들 하천은 생태-자연형 하천 복원이란 이름으로 정부와 지자체에 의해 추진되었고 하천 본래의 모습이 아닌 '인공수로-콘크리트 어항'의 모습으로 변질되었다. 상류 및 지천의 복원과 빗물활용을 통한 하수관거 정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물을 흐르게 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당장 눈에 보일만큼 물을 흘려고 보기좋은 분수대 등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는데 힘을 쏟아 왔다.

전혀 자연적-생태적이지 않은 하천파괴 공사가 전국에서!!

이 때문에 하천의 자정능력-생태복원력은 점점 약화되었고 전력을 이용해 물을 퍼올리는 바람에 엄청난 전기세와 유지관리비가 소비되는 '돈 먹는 하천'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구시 신천의 경우 매년 6억원, 광주시 광주천은 2억8000만 원이 전기료로 들어간다고 한다.

하천 자체의 자정능력과 생태복원력을 파괴하는 자연형 하천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하천 자체의 자정능력과 생태복원력을 파괴하는 자연형 하천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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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하폭이 좁고 하천유지용수 양이 많이 필요치 않아 하루에 1만6000만톤의 물을 공촌정수장에서 흘려보내면서, 2년 넘게 하천 바닥을 뒤엎고 있는 인천 공촌천은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생태하천조성사업의 암울한 미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생태하천조성사업의 주요사업이라는 1) 수질개선 및 홍수방지를 위한 퇴적토 준설, 콘크리트 시설물을 친자연형 시설로 교체,  2) 둔치 주차장을 습지 등 녹색공간으로 조성, 산책로-자전거길, 수변광장 등 친수시설 설치, 3) 풍부한 수량확보를 위한 하천유지용수 공급, 옛 하천모습 되찾기를 위한 하천물길 복원, 생태숲 조성과 연계한 하천정비 등이 총망라 된 일들이 마구잡이로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암튼 절대 자연적-생태적이지 않은 하천 파괴공사가 전국단위로 벌어질 판이다. 부실한 물관리를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가뭄과 물위기에 대처한다는 명목으로 동강 등 지방하천에 취수용 미니댐도 건설하겠다고 한다. 전국을 공사판화하겠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란게 눈 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 상류 구간의 모습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 상류 구간의 모습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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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에서 흘려보내는 물이 일직선 인공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인천서부 교육청.
 정수장에서 흘려보내는 물이 일직선 인공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인천서부 교육청.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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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촌천에 자생하던 수변식물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대신 하천변에 괜한 잔디밭을 조성해 놓았다.
 공촌천에 자생하던 수변식물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대신 하천변에 괜한 잔디밭을 조성해 놓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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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 바윗돌을 박아놓은게 친자연형 시설인가?
 하천에 바윗돌을 박아놓은게 친자연형 시설인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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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로로 이용되던 하천변을 인공도로-산책로로 만들고 있다.
 농로로 이용되던 하천변을 인공도로-산책로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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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같은 하천파괴 공사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하천파괴 공사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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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연형하천공사, #생태하천조성사업, #국토해양부, #개발,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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