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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저녁쯤 한 통신회사로부터 휴대폰 전화가 왔습니다. 수업을 하고 있는데 얼떨결에 받으니 통신회사더군요. 통신회사측은 혹시 컴퓨터가 느리지 않느냐며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도 잡아드리고 서비스 해준다고 하더군요. 편한 시간대에 한번 방문한다더군요. 저는 급히 전화를 끊어야겠기에 다음날 오전쯤에 방문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 보니 좀 이상했습니다. 고객 상담 전화였는데 남자 상담원이 전화를 준 것입니다. 그동안 십수년째 그 회사의 휴대폰이나 일반 전화, 인터넷 등을 사용하면서 고객센터 남성 상담원과 통화한 기억은 없었으니까요. 인터넷이나 전화 가설, 이전 등 현장 기사분들은 거의 대부분 남성분들이지만요.

 

인터넷 점검해준다는 통신회사, 요즘 신종 사기수법 의심했지만...

 

저는 혹시 통신회사 서비스를 사칭한 사기나 집을 방문해 컴퓨터를 손보는 척하면서 인터넷 뱅킹 등 정보를 빼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요즘에 무슨 무슨 피싱이다 뭐다 해서 신종 사기가 활개를 치는 상황이라 일단 미심쩍은 부분은 곧 의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9시 남짓해 서비스 기사분이 도착했습니다. 저는 일부러 컴퓨터 방까지 따라 들어가 인터넷 손보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그 기사분은 이것 저것 체크하시고 처제방에 연결돼 있는 컴퓨터까지 친절하게 봐주시더군요. 혹시나 했던 긴장된 마음은 완전히 풀어졌습니다. 뭐 업그레이드 하고 속도가 어떻고 만약에 인터넷이 연결 안 되면 이거 잠깐 뺐다 꽂으면 되고… 등등 설명을 들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의심했던 사실이 죄송했습니다.

 

고객 직접 대면하며 영업전략 펼치는 통신회사

 

그런데 인터넷을 점검하고 나오면서 기사분이 "혹시 ○○TV나 인터넷 전화 사용하시나요?" 하고 묻더군요. 그순간 '아하' 하면서 분위기 파악이 되더군요.

 

○○TV는 인터넷과 TV를 연결해 시청하는 그 통신회사 상품이죠. 인터넷 전화는 요즘 많이들 하고 있고요. 알고 보니 이 서비스 기사 분은 영업을 하러 오신 것이었습니다. 한달 동안 무료로 ○○TV를 시청할 수 있게 무료로 장비를 설치해준다고 하더군요. 인터넷 전화도 문의해보니 행사기간이라서 14만원 하는 인터넷 전화 단말기를 무료로 준다고 하구요.

 

아내는 요모조모 따져본 후 인터넷 전화를 신청했습니다. 그 전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그 서비스 기사분 정보 듣고 확실히 마음을 굳힌 것입니다. 더불어 인터넷과 연결하는 ○○TV 서비스도 신청했습니다. 한 달 무료로 해준다는 말에 한 것입니다.

 

 

요즘 보면 휴대폰이나 집전화로 자신들의 상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자동차 보험 만기쯤 되면 보험회사에서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엄청 전화가 옵니다. 금융기관이나 카드회사는 또 어떻구요. 상대방이 듣든 말든 일방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통신회사는 이렇게 가정을 방문해서 고객에게 도움을 주며 영업 소스를 얻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괴한 혹은 사기수법 등의 오해를 하기도 했지만요.

 

임시직 붙어있으려고 온 가족이 희생하는 상황

 

현재 상황이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그 통신회사가 그렇게 발로 뛰는 영업을 하는 것처럼 자동차 회사 직원은 굳이 영업직이 아니더라도 자사 차를 판매해야 승진하거나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굴삭기 회사 직원은 굴삭기를 팔아야 한다는 우스개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가족중에도 한 사람이 모 산하단체에서 임시직(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보험 영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부모님을 비롯해 모든 형제들이 무조건 보험하나씩 들어줬습니다. 이미 타 보험에 들었거나 정말 불필요한 보험인데도 일단 가입하고 1년 지나면 바로 해지합니다. 실적을 위한 보험이기 때문에 1년만 유지하고 해약하면 아무런 마이너스 요인도 되지 않으며 해가 지나면 새로운 실적을 쌓아야 하므로 다른 보험에 다시 들어야 합니다.

 

식구들 입장에서는 누구 한 사람을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손해를 봐야합니다. 그렇잖아도 빠져나가는게 많아 늘 쪼들리고 부담되는 상황에서 보험 해약하면 원금의 절반 정도 밖에 못받습니다. 그런데도 이 같은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임시직으로 붙어 있을 수 있고 그래야 훗날 정규직으로 올라가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겁니다.

 

모 통신회사 영업 전략(?) 이야기하다가 다른 이야기로 번졌습니다. 이 불황을 헤쳐나가는 아니 불황속에서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지만요.

 

실업자 100만명 초읽기라는 기사의 제목이 인터넷 뉴스에 떴습니다. 계약직이든, 임시직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고자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런 자리라도 붙어 있으려고 몸부림 치는 이 불황의 눞의 끝은 어디일까요?

 

덧붙이는 글 | 블로거뉴스에 보냈고 기사형식으로 재 가공했습니다


태그:#불황, #임시직,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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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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