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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부모들은 고가의 교복값으로 부담스러우나 경기 안양시가 지난달 개최한 중·고생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통해 선배들의 입던 교복을 값싸게 구입해 입었을 뿐 아니라 수익금 또한 장학금으로 전달돼 훈훈함을 전하며 기쁨이 배가 되고 있다.

 

경기 안양시는 "지난달 25일 새마을부녀회와 함께 안양시청 별관 홍보홀에서 개최한 '2009 중·고생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통해 얻어진 판매수익금 620여 만 원을 생활이 어려운 가정 청소년 31명에게 각각 20만 원씩 장학금으로 지급했다"고 23일 밝혔다.

 

실제 교복판매 수익금은 총 605만 원이 모아졌으나 행사를 주관한 안양시새마을부녀회가 "우리들의 노력에 재정도 보태자"며 15만 원을 보태 620만 원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교복 물려주기' 행사는 졸업생이 기증한 교복 및 체육복, 참고서 등을 기증받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청소년들의 근검절약 정신은 물론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과 가계 생활비 절감에도 기여해 학부모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후배들에게 물려줌으로써 선.후배들 사이에 우의를 돈독히 할 뿐만 아니라 판매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여진다는 점에서 이웃사랑 실천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자도 수익금도 늘어나

 

안양시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어느 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했으나 교복을 추억으로 간직하려는 분위기도 있어 물품 수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교복수거에 동참해 주었으면 싶다"고 말했다.

 

매년 교복을 싸게 구입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고 있지만 기증받는 교복은 턱없이 부족해 안양시는 금년 각 학교에 공문 발송 및 아파트단지 등을 통해 교복수거에 나서는 등 중.고생 교복물려주기 행사가 정착화되고, 근검절약의 사례로 자리를 잡고있다.

 

특히 안양시로부터 확인한 바에 의하면 행사 첫해인 2004년 참가자는 1000여명에 수익금은 100여만 원이었으나, 2005년 2,500명(130만 원), 2006년 2,000명(200만 원), 2007년 15000명(2443만 원), 2008년 2100명(341만 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다.

 

이와 관련 수익금도 2004년에는 어려운 가정 지원에서 2005년부터 저소득 모자가정 자녀 장학금 전달로 바뀌며 중학생 4명을 시작으로 2006년 장학금 5명, 2007년 8명, 2008년 10명에게 전달함으로 교복물려주기 행사는 어려운 가정을 돕는데도 한몫을 했다. 

 

 

"교복 물려주기 각 학교 전통행사로 개최했으면 좋겠어요"

 

"교복을 수거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임곡중학교 권영규 교장선생님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사용하던 참고서까지 일일이 수거해 주시고 사비로 참고서를 300권이나 구입해서 보내 주시는 등 일부 학교나마 협조가 있어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안양시청 이선옥 팀장은 교복물려주기 행사 미담 사례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교복수거에 정작 교육당국과 관내 학교들의 협조가 적어 어려움이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실토했다.

 

이 팀장은 "안양시 관내에는 24개 중학교, 22개 고등학교가 있는데 지난해부터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교복수거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아파트 부녀회와 주민자치센터를 통한 교복수거가 없으며 사실상 행사를 진행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부 학교에서 졸업생들이 4월 1일 만우절날 교복을 입고 다시 만나는 행사도 생겼나 봐요. 그래서 교복을 내놓지 않는 학생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답니다." 

 

이 팀장은 "교복물려주기 행사의 가장 좋은 방법은 각 학교별로 자체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면서 "졸업하는 선배들과 신입생 후배들간에 우애도 직접 나눌 수 있어 교장선생님과 학교 운영위원회가 보다 관심을 갖고 전통행사로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25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중·고생 교복 물려주기' 행사장에는 행사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학부모들과 친구들과 함께 온 학생들이 몰려들어 질서정리 차원에서 1차 배부한 1천여 장의 입장 번호표가 순식간에 동이 나는 등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안양시가 관내 44개 학교와 각 동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학생들이 입던 교복과 참고서 등을 수거하고 안양시새마을부녀회에서 저원봉사자로 나서 깨끗이 세탁과 다름질까지 마치고 3천여 점에 달하는 교복들이 새주인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동복 한벌이 2-3천 원, 하복은 1-2천 원, 체육복과 참고서는 500원의 싼 가격에 판매되면서 몰려드는 인파를 감안해 미리 번호표를 배부했지만 전년도의 배나 되는 학생·학부모로 인해 순식간에 동이 났고 결국 1인당 1벌 제한 판매가 실시됐다.

 

특히 안양시는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교복 구매자의 대기시간과 질서유지를 위해 대기강당에서 영화(천국의 아이들)를 상영하는 등의 세심한 배려로 호평을 얻기도 했다.


태그:#안양, #교복물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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