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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4·29 부평 을 재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와서야 경제전문가로 부평 민심을 잡겠다고 이재훈(54)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공천했다.

 

야당과 일부 부평 토박이들은 '낙하산 공천'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한 천명수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공천 직후 이재훈 후보는 "부평, 인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는 어디 지역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GM대우를 살릴 수 있는 확실한 복안이 있다"고 밝히고, 지역민을 만나가고 있다.

 

이 후보는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공천 과정에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힘은 절대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일각에서 제기한 주장을 강하게 부정했다.

 

<부평신문>은 이 후보를 만나 경제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나선 소감과 정치적 소신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 정치 초년생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은데?

"조진형(부평갑) 의원이 많이 챙겨 준다. 어제도 부평<갑>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인사했다. 자주 조언을 받고 있다. 또한 인천시당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어 든든하다."

 

- 다수가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인 김연광씨가 공천될 줄 알았다. 이번 공천에 '청심'과 '형심'이 작용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한나라당은 이 지역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놓고 고심해서 나를 적임자로 공천했다. 지식경제부 차관을 최근까지 지내는 등 산업 주무부처에서 근무했다. 특히 자동차·조선 과장을 지냈으며, 미주 통상업무를 하면서 자동차 협상도 진행했다. 어느 누구보다 자동차 산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이 내 경쟁력으로 꼽힌 것으로 알고 있다."

 

- GM대우 회생에 대한 해법이 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지만, 여전히 추상적이다. 구체적 대안은?

"유동성 위기가 단기적으로 닥치면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얼마를 투입하겠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GM대우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고, 현금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를 따져야한다. 금융지원에 대한 조건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GM, GM대우 경영진의 의지 등이 있어야 한다."

 

- GM대우 문제에서 하청업체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외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주장하듯이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등을 추진할 계획은 없는가?

"쌍용·기아·대우는 IMF때도 어려웠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그 당시는 기업과 우리(=정부) 잘못이 컸다. 과다한 부채와 무리한 사업 확장의 거품이 빠진 것이다.

 

현재 GM대우의 어려움은 경영진도 일부 문제가 있지만, 미국 발 금융위기에서 찾아온 실물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이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 아닌 셈이다. 예전에 우리가 잘못해 구조조정이 필요했다. 현재는 노동자들 잘못이 아니다.

 

2000년 대우자동차는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회사 정상화 후 다 복직했다. 그런 힘이 GM대우 생산력에 탄력을 주었다.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십시일반 고통을 분담해서 가야한다고 본다. 사회적 대통합을 통해서 가는 방안도 좋다고 본다. GM대우는 능력이 있다. 정부로부터 직간접 지원이 가능하다."

 

- GM대우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확인한 결과 파생상품에서 인해 큰 손실을 봤다. 무조건적인 지원은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5월 31일 GM의 회생방안을 지켜보겠지만, 경영진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GM대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채권단에서 할 것으로 보고, 해야한다고 본다."

 

- 올해 초까지 GM대우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 재선거에 출마하면서 정부 지원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현재는 1~2조 지원을 쉽게 말할 단계는 아니다. 사실은 수면 밑으로 정부와 산업은행 등과 조율하고 있다. 올해 1월과 지금 상황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1월 '인천경제 살리기 설명회' 때는 지원 문제를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GM대우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금년 들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물론 사실 입장이 바뀌었다. 출마를 하겠다는 것은 다른 현안보다 GM대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재훈은 이마에 GM대우를 쓰고 다녀야 하는 입장이다. 무리수 두지 않으면서 GM대우 문제를 해결하겠다."

 

- 부평과 인천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왔다. 정치적 비전이 무엇인가? 부평의 비전은?

"추상적이지만, 살기 힘들어 떠나는 고장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살기 쾌적한 고장으로 만들고 싶다. GM대우 문제 빼고도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문제도 노선보다 언제 얼마를 들여서 착공하냐가 중요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이 있다.

 

부평 산곡1·청천1·1동 재개발·사업이 많은데, 이미 착수했으나 지연되는 것에 대해 폭발력 있게 밀어 붙이겠다. 부평공단 공간 고도화 사업도 과감히 해야 한다. 또,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것 같다. 특목고 유치 등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 삼산농산물도매시장도 농산물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축산물과 수산물도 취급해서 고용 등을 창출할 계획이다. 새롭게 단장한 자연형 하천인 굴포천도 더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 토박이들 사이에 낙하산 공천에 대한 반감이 크다.

"이틀 동안 다녀보니 그런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역 토박이가 꼭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섭섭해 하는 분들보다 경제를 살려 달라는 요구가 더 많았다. 봐야할 것은 부평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이냐다."

 

- 현재 조직과 인지도에서 상당한 열세로 보인다.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은?

"인지도는 내 책임인 만큼 계획해서 열심히 다닌다. 조직은 걱정이 없다. 중앙당과 인천시당에서 대거 와서 도와주고 있다. 튼튼하다고 본다. 다만 늦게 출발해서 인지도 올리는 것이 숙제다. 금방 올라갈 것으로 자신한다."

 

- 2월 '입법전쟁' 당시 미디어법 등을 비롯한 여러 법안이 비민주적이고, 특정 집단(대기업과 보수언론)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논란이 심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정부에서 빠르게 추진하는 것은 미디어산업이 신지식산업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 두뇌, 응용력 등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 법을 정비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하고 있다.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그런 법도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2000년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에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장(GM대우 부평공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99년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산업정책국장을 역임했다. 그 당시 구조조정 틀은 주로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가 주도했다. 우리는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협의한 것이다. 오히려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기반을 어렵게 닦아온 만큼 단순히 재무적 차원에서 쉽게 결정(=매각)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해체를 주도할 위치도 아니다.

 

삼성자동차 진입을 허가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자동차ㆍ조선과장 부임 이전에 결정된 것이다. 오히려 대우자동차, 대우종합기계 등 탄탄한 회사를 함부로 재무적 시각으로만 봐서 정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채권 회수만도 중요하지만 우리 산업을 먹여 살리는 주역 기업을 쉽게 정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 한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자동차·조선과장을 역임할 때도 자동차산업 시장에 빅뱅이 온다는 설이 많았다. 세계 '빅 5'만 남고 다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 논리는 상당히 이중적이다.

 

경쟁이 심화돼 재편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순수한 경향도 있지만, 한국 자동차산업이 급성장하니 견제차원에서 나온 배경도 있다. 인위적으로 국내나 해외에 몇 개 회사가 좋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체 생산량과 차종 분류로 볼 때 어디에 강점을 둘 것인가, 활로를 찾느냐가 더 중요하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안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중소형 위주로 승부를 보았다. 그래서 시장을 확보해왔다. 예전에 포니부터 시작해 소나타를 중심으로 중소형 차량으로 북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경쟁력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중요하고, 중소형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과 인도 등이 급격히 쫓아오고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로 올라왔다. 중국도 그런 차종을 생산할 것이다. 이제는 차종 변경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나?

"군 제대 후 대학원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그리고 평생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 얼마 전 이사를 온 것으로 아는데, 그전에는 어디에서 살았고, 자녀의 출신 학교는 서울인가?

"아들은 학교 문제로 서울에 있다. 친구들 데리고 주말에 선거운동 도와준다고 해서 벌써 보고 싶다. 출마 전까지 서울에 살았으니, 고등학교는 서울에 있는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부평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서울 서초동에 5년 정도 살았다. 공무원인 관계로 발령지에 따라 몇 번 이사 했다. 대부분 과천청사를 따라서 살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을 재선거, #이재훈, #GM대우, #김연광, #낙하산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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