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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모퉁이 집

탱자나무 울타리에

탱자꽃 활짝 피었다

 

부처를 만나거든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거든

조사를 죽이라는

살불살조(殺佛殺祖)

<임제록(臨濟錄)의 종지(宗旨)

저 탱자꽃 속에

다 들어 있다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돋아나는 

허황한 관념들을

수많은 제 가시들로 찌르면서

마침내 궁극에 이르러

저렇게 앙증맞고

예쁜 꽃을 피운 것이다

 

2

아직도 내겐

쓰잘데기 없는 관념이

너무 많다

 

내 몸속에

저 탱자나무 한 그루 옮겨 심고 싶다

 


태그:#탱자꽃, #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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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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