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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이젠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

 

2009년 4월 29일

끔찍한 일이 벌어진 지 100일이 되는 날.

 

지금 이 순간...

찢어진 가슴을 위로하고...

눈물 닦아주는 손길은 누구일까요?

 

자신들의 처지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용역에게 당하는 형편을 경찰도 도와 주지 않아서...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그 곳을  지키고 싶어 올라 갔던 사람들...

며칠 뒤 설 날을 기약하고,  올라 가야만 했던 아비와 남편,

그리고 사랑한다고 온 몸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던 그들...

 

서울 한복판에서

공권력이 인정한?  용역들이

그 추태와 악마짓을 매 순간 매일 해대도...

아니 정식으로 도움을 구하고  신고해도...

 

그저 와서 쳐다만 봤던

우리들 세금으로 조직, 유지하는 대한민국 민중의 지팡이 민주 경찰 !

용역들에게  프랜들리하게 합법으로 ,

철거민들에겐 준법으로 의연하게 대해 온 우리의 지팡이들...

지난 해 촛불들에겐 준법하라고 하고...

늘 합법인 분들 ...

늘 합법이신 당신들께 감히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합법이고

철거민들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

적어도...

지금 벌어진 일이

상식적이고 도덕적인 잣대로는 떳떳한가요?

 

당신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양심은 스스로에게 뭐라고 하나요?

지난 1월 20일에 한 일이 떳떳하십니까?

재판을 시작한 요즘 잠은 잘 오십니까?

 

만약에 다시 한 번 같은 상황이 벌어져서

같은 일을 하라는 지시를 받는다면

같은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확신하십니까?

 

집회 때마다 울부짖는

아비 잃은, 남편 보낸 여인네의 한 맺힌 절규처럼

자신의 아비, 형제, 자식이 망루에 올라 있다 해도

똑같은 방식으로 하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자신의 아이에게 같은 상황이 온다면

같은 방식으로 하라고 권하시겠습니까?

 

혹시 조금이라도 미안하고 부끄럽진 않습니까?

 

부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젠 털어 내시길 ...

 

100 일이 됐습니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지 100일...

가해자든 피해자든... 6명의 목숨이 제 삶, 다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장례도 못 치른 다섯 영혼을 이제 보내 주십시오.

용서를 구하고 사과 하십시오.

 

산더미 같이 쌓이는 영안실비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제 가신 그 분들 예우를 다해 보내 드려야 되지 않습니까..

그저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정말로

이 상황이

이 현실이

꿈인 듯 싶어

 

이 새벽

주저리 주저리 넋두리 삼아

이 글을 씁니다.

 

오늘

100일을 맞아

추모제를 할 것이 아니라...

 

이제

돌아 가신 그 분들 보내드리는 거...

살아 남은 자들이 해야 할 일 아닙니까...

 

더 이상의 악연도 악업도 쌓이기 않길 기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blog.daum.net/leafage7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용산참사 , #100일, #장례, #사과, #추모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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