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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과 비슷한 소재를 차용한 <두 아내>
 <아내의 유혹>과 비슷한 소재를 차용한 <두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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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아내의 유혹>이 드디어 비판과 고공 시청률 속에 막을 내렸다. 그 후속작은 무엇일까, 당연히 시청자들은 궁금할 터. 그래서 살펴보았더니 김지영과 손태영이 출산을 마치고 복귀하는 <두 아내>. 제목부터 무언가 의심쩍은 냄새가 난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불륜의 진한 냄새 말이다.

<아내의 유혹>이 빠른 전개로 불륜의 막장을 다루었으니 <두 아내>만큼은 불륜의 소재가 아니길 바랐건만 그러한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며 역시 김지영-김호진-손태영이 삼각관계의 주인공으로 나서며 새로운 불륜 드라마의 히로인이 되었다. 그런데 어쩐지 <두 아내>에게서 전작 <아내의 유혹>의 향기가 피어오른다.

물론 방송 2회 만에 막장 드라마로, <아내의 유혹>과 닮은 드라마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른다. 헌데, 방송 2회를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의 유혹>과 닮은 점이 참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내의 유혹>을 참 많이 닮은 <두 아내>
 <아내의 유혹>을 참 많이 닮은 <두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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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의 향기가 그렇게 부러웠어?

우선 소재 자체가 동일함은 부인할 수 없다. 불륜을 소재를 차용하는 대부분 드라마를 보면 자매처럼 전개와 스토리가 비슷비슷하다. 그 안에서 불륜관계를 어떻게 맺고 남녀 주인공들이 불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조금씩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 탓에 매 드라마마다 주인공만 바뀌었을 뿐 시청자들은 비슷한 드라마를 매번 보는 듯 착각을 느끼고 급기야 앞으로의 전개를 적극적으로 추리해 나갈 수 있는 나름의 능력을 키웠다.

그래서 <두 아내>를 보면서 우리는 전작 <아내의 유혹>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사실 제작진도 자신들도 모르게 비슷한 부분을 이점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新귀가시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내의 유혹>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열렬했고, 그것을 그대로 계승한다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받을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야 이미 친숙해진 불륜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색다르게 버무려보자. 그것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생각은 적중했다. 첫 방송 시청률이 12%를 나왔다고 하니 안정적인 선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한 것 아닐까? 질리도록 본 불륜의 이야기를 또 다시 보라고 강권하고 있으니 시청자인 우리를 적어도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전작과 조금은 다른 구도를 취하고 있기는 하다.

<아내의 유혹> 구은재-정교빈-신애리의 불륜관계는 친구의 남편을 빼앗고 그 사이에 정교빈이 방황을 하던 중 구은재가 다시금 남편을 유혹한다는 설정이었다. 반면 <두 아내>는 바람나서 조강지처를 버린 남편이 교통사고가 난 후 새 마누라를 알아보지 못하고 예전 마누라만을 알아보며 벌어지는 설정이다.

그래서 설정에서 차이가 난다고 우기며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제껏 그랬듯 불륜 드라마는 관계 혹은 설정 자체를 조금씩 바꿔가며 이어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두 아내>도 결국 비슷비슷한 드라마일 뿐 그 이상이 아니다.

차라리 내 남자의 남자라는 파격적인 설정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오히려 신선할지도 모르겠다. 지겹도록 반복되어오는 설정 남편과 아내, 그리고 내연녀. 이 공식을 조금씩 틀고자 <두 아내>는 기본적으로 남편과 두 아내로 즉, 내연녀를 아내로 등급을 업그레이드 시켰을 뿐이다.

<아내의 유혹>이 달렸다면 난 뛴다!

<두 아내>는 첫회부터 불륜의 장면을 보여주며 <아내의 유혹>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아내>는 첫회부터 불륜의 장면을 보여주며 <아내의 유혹>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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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아내의 유혹>을 방불케 하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비슷하다. 빠른 전개로 <아내의 유혹>은 막장 드라마지만 그 부분만큼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제껏 국내 드라마 특성상 전개가 지지부진한 면이 많았고 갈등이 일어나기까지, 갈등이 해소되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룰을 깨고 <아내의 유혹>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러한 장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인지 <두 아내>의 스피드한 전개가 만만치 않다.

대부분 불륜 드라마는 설정 때문에 불륜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 아내>는 단 2회만에 불륜 사실이 발각된다.

첫 방송에서 한영희(김지영)는 십 원 한 장에도 아쉬워하며 부지런히 돈을 벌기 위해 뛰어 다닌다. 그리고 남편을 정성을 다해 내조를 하는 그녀. 그녀의 뒷바라지를 통해 작가가 된 남편 강철수(김호진). 

그 사이 철수는 '아빠 대행'에 나서며 한지숙(손태영)을 만나 불륜에 빠진다. 하지만 지숙은 철수와 관계를 청산하려 하는데 결국 매달리는 철수에 못 이겨 함께 모텔로 향한다. 그리고 철수는 지숙에게 영희와 이혼하겠다고 선언한다. 모텔을 나서는 길에 곤경에 처한 영희를 보지만 철수는 못 본 척 지나친다.

영희는 철수의 차 번호판을 가린 검은 천을 보고 남편의 바람을 직감하고 집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2회에서 철수는 아들 한별이의 유치원 행사 도중 지숙의 딸 소리가 급성폐렴으로 정신을 못 차린다는 소리를 듣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한별 역시 무대 위에서 구연동화를 하던 도중 넘어져 팔을 다쳐 소리와 같은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다.

철수가 힘들어하는 지숙을 꼭 안아주는 그 순간 한별이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달려온 영희. 세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어지고 곧이어 불륜이 발각될 위기에 처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단 두 회 만에 일어난다는 사실에 놀랄 따름이다.

방송 분량이 30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캐릭터들이 어떠한 인물인지를 보여주고, 캐릭터들의 관계를 일련의 사건으로 나열하며 결국 불륜이 발각되는 그 이야기까지의 속도감은 <아내의 유혹>보다 빠르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미 <아내의 유혹>에 익숙해진 탓에 시청자들은 <두 아내>의 전개 속도도 금세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오히려 제작진은 <아내의 유혹>보다 더욱더 속도감을 낼 것이다.

결론은 막장이고, 시청률을 올라가고!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들은 대게 우유부단한 특성을 보이는데 주인공 철수도 그러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들은 대게 우유부단한 특성을 보이는데 주인공 철수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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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내>가 어떻게 방송이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유혹>에서처럼 불륜, 불치병, 출생의 비밀 등 막장 소재를 총망라한 전례를 밟지 않을 수도 있다.

불륜 드라마라고 해서 모두가 막장 드라마('내 남자의 여자'를 두고 어느 누구도 막장 드라마라고 말하지 않는다)라고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두 아내>가 막장 드라마가 되지 않기 위해서 나름의 교묘한 장치를 마련하기 했다. 그것은 남편의 기억상실증이다.

그래서 불륜이지만 사고로 인해 남편 철수가 기억을 잃고 첫 번째 아내 영희에게 매달리는 설정은 <아내의 유혹>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장치인 듯싶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결론은 막장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일단 첫 회에서 불륜의 모습이 펼쳐진 점에서 드라마의 태생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결국 시청률을 위해서 불륜이란 소재를 끌어 온 것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철수라는 캐릭터 자체가 교빈과 많이 오버랩되는 점이 있다.

우유부단한 남성 캐릭터인 철수이기 때문이다. 교빈도 여색을 밝히며 다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점에서 철수 또한 두 아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펼쳐질 테고 그러다 보면 결국 우유부단함이 불륜을 초래한 결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미 <두 아내>는 명품 드라마이기 보다는 시청률을 위해 언제든지 막장 드라마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한 작품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내의 유혹>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막장의 강도를 높이든지, 아니면 시청률을 어느 정도 포기한 채 명품 드라마로 가고자 노력해야 할 숙제가 제작진들에게 남아있다.

덧붙이는 글 | 드라마 일일 브리핑이 이어집니다.



태그:#두 아내 , #아내의 유혹, #일일드라마 ,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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