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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김해 봉하마을과 대한문 앞에서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 인사들이 조문을 비판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모습도 엿보인다.

 

4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 세종연구소 소장이 조문 조직 동원, 촛불 북한 사주 등 막말을 쏟아내 일부 의원들이 퇴장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또한 한나라당에서 새로 뽑힌 주요 당직자인 사무총장의 발언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 정국을 '광풍'과 '사변'에 비유하면서 몰아갔다. 특히 주성영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BBK 수사에 대한 업보'라고 당당히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통령 초청 종교지도자 모임에 진보단체로 알려지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제외됐고, 초청을 받은 불교 조계종 지도자는 아예 불참을 선언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 입장에 우호적인 한 보수신문은 시국선언 교수들의 시국선언문이 법적•도덕적 허무주의로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비난했고, 청와대 한 관계자는 1700여명의 서울대 교수 중 시국선언에 참여 교수는 124명이라고 밝혀, 소수의견으로 뭉개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각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내일 경북대를 시작으로 다음주 동국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에 근무하는 교수도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지난 3일 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여론조사(표본 1000여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에서 80%에 가까운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족을 지적했고,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서도 65%에 달하는 답변을 했다. 좀처럼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는 여야의 국민여론도 바뀌고 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돌출발언을 하는 것을 보니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핵심 인사들은 국민의 뜻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의미이지 다수의견에, 아니 다수결에 따르라는 의미는 아니다.

 

여론(PUBLIC OPINION)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론이란 공중의 의견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나 퍼블릭과 오피니언의 합성어임을 감안한다면 공중의 의견과 사적 의견의 조합의 의미로 봐야 한다. 즉 소수의 사견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공중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지 다수의 일방적 의견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현재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야당이 소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 정국에서의 국민 여론은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국민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여당의 신뢰회복은 물 건너갈 수도 있다.

 

일방통행 정책을 거두고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등의 사실을 여당이 정확히 직시했으면 한다.


태그:#고 노무현 전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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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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