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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한국 정부, 현대아산 유씨 문제 거론하며 만류"

 

북한에서 재판을 받은 자국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미국이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려던 것을 한국 정부가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서울에 있는 외교소식통'이 지난 주 미국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일행이 한국에 왔을 때 미국측이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북한에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한국측에 알리자 '한국 정부가 유씨 문제를 거론하며 일정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국 정부가 만류 요청을 한 이유에 대해 "이 소식통이 '미국인 여기자의 억류 문제를 놓고 미-북 간에 진척이 있을 경우, 소재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유씨 문제가 한국 내 여론에 끼칠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자국 기자들의 석방에 성공할 경우, 현대아산 직원 유아무개씨를 접견도 못한 것이 비교돼 한국정부가 비판받을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방송은 이어 "미국 정부는 여기자 2명에 대한 북한의 재판 결과가 나오면 즉각 특사 파견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이 여기자에 대한 판결을 늦추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미국 여기자들이 소속된 <커런트TV>의 설립자로, 그가 방북할 경우 기자들의 석방은 물론 악화일로인 북미 관계에 돌파구를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RFA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가 북미 화해 나아가 남북 화해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키려 했다는 것이 된다.

 

외교부, "우리가 막을 이유가 어디 있나" 부인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미 북한에 대북특사 파견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CNN> 방송은 8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앨 고어 전 부통령이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 아이디어를 북한에 전달했으나 아직 답은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어 "하지만 재판이 종결된 만큼 이들 기자의 석방을 담보하기 위한 고어 전 부통령이나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문을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전날 <ABC> 방송에 출연해, 여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보냈으며 이에 대한 답신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RFA와 CNN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미국은 한국의 대북특사 파견 만류 요청을 묵살하고 자국 여기자 석방을 위해 특사파견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대북특사 파견 만류 요청' 보도에 대해 "확정되지도 않은 일(특사파견)에 대해 우리가 뭐라고 할 입장도 아니고, 인도주의적 문제로 미국 정부가 하려는 일을 우리가 막을 이유가 어디 있느냐"며 부인했다.


태그:#앨 고어, #대북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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