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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25일 충남학부모 1352명이 서명한 '천안북일고 자율형사립고 반대 충남 학부모 선언'을 발표했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25일 충남학부모 1352명이 서명한 '천안북일고 자율형사립고 반대 충남 학부모 선언'을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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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북일고가 충남도내에서 유일하게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전환을 신청한 가운데, 충남학부모들이 공동선언을 통해 자사고 지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25일 오전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학부모 1352명이 서명한 '천안북일고 자율형사립고 반대 충남 학부모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자사고는 고등학교가 더 이상 교육기관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고, 대학입시 기관임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성적 우수자만을 선발해 명문대를 보내겠다는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이 나라 교육의 끝장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자화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고는 귀족학교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일반 학교보다 몇 배 이상 비싼 등록금을 책정하고, 자유로운 선발권을 갖는 특권층만을 위한 학교"라며 "서민 자녀들에게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고교양극화 및 불평등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자사고는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의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비를 폭증시켜 가정 경제의 파탄을 불러 올 것"이라며 "중학교까지 입시 열풍으로 학생들을 몰아넣어 어린 청소년들의 학교에서의 행복을 빼앗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자사고 전환을 신청한 천안 북일고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천안 북일고는 그동안 천안을 비롯해 충남지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졸업생들도 지역사회에 큰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북일고만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닌, 지역주민 전체의 노력이 숨어있는 것으로, 북일고가 아무런 여론 수렴 없이 자사고를 신청한 것은 지역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행위, 지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전날 보도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북일고의 국제반 편법운영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하고 도교육청의 감사를 촉구했다.(관련기사: <천안 북일고, '국제반' 편법 운영 '논란'>)

이들은 "북일고는 해외 명문대 진학반인 국제반을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신입생을 편법으로 모집하고, 학생들을 별도 관리하면서 영어몰입식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교육과정을 멋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처럼 현재에도 정해진 규정을 지키지 않고 멋대로 학사를 운영하는 북일고가 자사고로 지정된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 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충남도교육청은 이제라도 이러한 편법적 학교 운영에 대해 철저히 감사하여 공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충남교육청에 대해 ▲북일고 자율형사립고 지정 중단 ▲충남에 있는 특목고, 자사고의 전국단위 학생모집 중단 ▲북일고 국제반 편법 운영 감사 실시 등을 촉구했다.

 "민원실도 못 가게 하면서 '열린 행정' 헛구호 남발하나?"
문 잠긴 충남교육청 현관... 3시간 대치 후 '감사청구서 접수'

학부모대표들이 천안 북일고 국제반 편법 운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서를 접수하기 위해 충남도교육청을 방문했으나 교육청이 현관문을 잠그고 공익요원을 동원, 막아서면서 3시간 동안 대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학부모대표들이 천안 북일고 국제반 편법 운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서를 접수하기 위해 충남도교육청을 방문했으나 교육청이 현관문을 잠그고 공익요원을 동원, 막아서면서 3시간 동안 대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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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선언문 발표를 마친 10여 명의 학부모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북일고에 대한 감사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도교육청 현관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2주전 이날 오전 11시에 김종성 교육감 면담 요청 공문을 접수시켰고, 전날까지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해 감사청구서 접수와 함께 교육감 면담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육청 현관은 굳게 잠겨있었고, 7-8명의 공익요원들이 현관을 지키고 있었다. 현장 책임자도 자리하지 않은 채, "문 열어라", "왜 문을 걸어 잠그느냐", "학부모가 민원실도 못 가느냐"고 외치는 이들에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일부 학부모는 현관 옆 '민원실' 창문을 세게 두드리며 항의하기도 하고, 현장을 관리하는 직원 및 경찰 등에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굳게 잠긴 현관문을 열릴 줄 몰랐다.

뒤늦게 한 교육청 직원이 나와 "교육감님이 바쁜 일정으로 면담이 어렵다는 공문을 어제 팩스로 발송했는데 받지 못했느냐"고 물었고, 학부모들은 "받지 못했다"면서 "공문을 보내도 답변도 하지 않고, 민원실 출입도 막는 교육청이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청이냐"고 항의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항의는 3시간 동안 지속됐고, 이 과정에서 거친 말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학부모 대표 일부만이 현관을 통과해 민원실에 '감사청구서'를 접수한 뒤 이날 사태는 끝이 났다.


태그:#자율형사립고, #자사고, #천안 북일고, #국제반, #충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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