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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전국 최초로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던 경기 부천. 노 전 대통령의 49재 때도 시민들의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10일 오후 7시 30분  부천 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는 '바보의 꿈, 우리가 이룰 세상'이라는 주제로 부천시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부천 시민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1,500여시민이 참석해 헌화를 하며 고인을 추억했다. 법고 연주, 분향소 운영 경과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상물 상영 ,편지글·추모시 낭송, 타악 합주, 풍등 날리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윤병국 추모위원장(부천시의원)은 "2009년 바보의 뜻이 달라졌다. 자만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으며 양심과 소신을 지키며, 인간의 순수한 가치를 지켜온 사람을 바보라 부른다"며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고인은 갔지만, 남은 우리가 그 분의 뜻을 이어가자"고 말문을 열었다.

 

  백선기(풀뿌리 부천자치연대 대표) 추모위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49일간의 경과보고에서 "5월 23일 비보를 듣고 노사모, 시민단체, 시민들은 즉각 분향소를 설치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후 4시, 전국 최초로 부천 송내역에 분향소를 설치했는데 당일 조문객이 5천명을 넘었다. 다음날은 조문객이 1만 5천명에 달했고, 분향소는 부천역, 역곡역으로 확대되어 매일 1만여 명의 추모객을 맞았다. 부천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천에서는 130시간에 달하는 분향소 운영 기간 동안 1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했고 15박스에 달하는 추모 글이 접수됐다. 4천9백만 원이라는 성금이 모아졌는데 분향소 운영비로 3,100만 원이 쓰였고, 남은 금액은 오늘 부대비용 등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 청와대 대변인 김만수씨는 추도사를 통해 "억울한 일을 당하면 복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민주주의의 싹을 틔우고 가신 그 분의 뜻을 이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자 "고 당부하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원혜영 국회의원은 "인권과 민주주의와 자유와 평화, 그리고 서민을 위해 살다 간 고인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이 땅에 다시는 전직 대통령이 억울한 죽음을 택하는 날이 오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깨어 있는 한 결코 고인은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금요일 저녁, 퇴근 후 문화제 현장으로 달려온 직장인, 방과 후 가방을 멘 채로 참여한  학생들. 저녁 식사를 마친 주부,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보는 어르신 등 참된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부천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고인이 꿈꾸던 세상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로 풍등을 날리는 순서를 끝으로 2시간여 행사는 막을 내렸다. 49재를 치르면 영혼은 이 세상을 하직하고 저 세상으로 떠난다고 한다. 고인은 갔지만, 고인의 뜻을 잇고자 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위안이 되었다. 


태그:#부천시민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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