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21일 미국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FRB 컨퍼런스 연설에서 미국과 세계의 경제 활동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leveling out)"며 "곧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번 연설을 통해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래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와 AIG 등 대기업들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시작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FRB는 천문학적인 구제 금융을 실시했고 이자율도 '0'으로 내리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신속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면 경제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더 많은 대기업들이 무너졌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 역시 훨씬 더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느린 속도로(gradually) 낮아지고 있는 등 경제 회복은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신용경색도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가계와 기업들은 대출을 받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신용 회복이 아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어려운 도전들이 남아있다"면서 "지속적인 경제 회복이 이뤄지지 위해서는 모두 함께 힘을 합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출구전략'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경제 회복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도 나오고 있다.